[강현진 칼럼] 트럼프 대통령 외교의 이중성

강현진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20세기는 공산주의 이념투쟁과 제국주의 경제 침략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 세기가 끝나가는 오늘날에는 공산주의 이념보다 정치에서는 1당 독재, 경제에서는 자유경제라는 전략으로 위장된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 또한 자유경쟁·개방경제라는 미명 아래 약소국을 압박하는 독점적 경제 구조로 변모하며,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식민지 정책을 은폐하고 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제의 적도 동맹으로 삼고, 오늘의 우방이라도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헌신짝처럼 버리는 냉혹한 현실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국가우선주의와 경제적 독점주의를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자국에 이익이 되는 나라와는 우호와 협력을 유지하지만, 이익이 되지 않는 국가와는 안보와 경제를 앞세운 실리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경제 정책은 단순한 국가우선주의를 넘어 제국주의적 성향을 띠며, 강자의 논리에 의한 경제·자본·독점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1870년대 영국과 프랑스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력으로 약소국을 침략했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아시아, 인도, 베트남, 서남아시아 지역을 식민지로 삼아 수많은 자원과 인력을 착취했다. 오늘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도 이러한 과거 제국주의의 틀을 일정 부분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강력한 통제와 관세로 압박하며, 특정 수입품은 아예 차단하기도 한다. 반면 미국에 이익이 되는 산업과 기술에는 특혜를 제공하며 자국 산업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투자하는 국가,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 반도체나 AI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산업에 대해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반대로 자동차나 전자제품처럼 미국 산업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품목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제한한다. 한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그 예다. 미국이 한국을 경계하는 이유는 한국이 미국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무역적자가 손실로 인식되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한국 자본과 기술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는 산업 확장, 고용 창출,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경제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조선, AI 등에서 한국이 앞서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러한 기술을 미국 내로 유입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서도 강조되었듯, 한미 간 경제·군사·안보 협력은 단순한 동맹을 넘어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적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요구에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어 앞으로 양국의 경제협력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어떤 국가 지도자든 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제국주의적 성격을 띠더라도 미국 국민들은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국민 다수는 그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위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들 또한 미국이 강해져야 한인 사회도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강현진 칼럼니스트∙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