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연 전 회장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과 직원에 수십만원 상당 선물 줬다”…김영란법 위반 문제 없나

곽정연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이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과 직원에게 주류와 영양제 등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선물을 전달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기관이어서 선물의 경우 5만원 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곽정연 회장이 32대 SF한인회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의 질의에 서면으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인수위는 한인회 재정 등과 관련해 사용처가 불분명한 내용들에 대해 지난 1월 19일 20문항에 달하는 서면 질의서를 곽정연 전 회장과 박병호 전 이사장 그리고 김풍진 전 이사 등에게 보냈고 곽정연 회장은 이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1월 31일 인수위에 보내왔다. 인수위는 이 답변서를 2월 1일 지역 언론에 공개했다.

이 중 곽정연 전 회장은 32대 인수위가 2022년 10월 4일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400달러를 왜 지출했는지 묻는 질문에 “한국에 나갈 때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님과 직원 드린 주류와 영양제 선물”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사실은 400불까지만 리미트가 돼서 더 썼는데 추가 다른 쓴 것은 첨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답변이 사실이라면 곽 회장은 김성곤 이사장과 직원에게 400달러 상당의 선물을 준 것이 된다. 이를 당시 원/달러 환율(우리은행 2022년 10월 4일 기준환율 1,432원 적용)로 환산하면 한화로 최소 56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베이뉴스랩은 지난해 곽정연 전 회장이 김성곤 이사장 등 재외동포재단 직원에게 어떤 선물을 전달했는지 묻기 위해 곽 전 회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는 되지 않았다. 메시지도 남겼지만 회신은 없었다.

곽정연 전 회장이 답변서에서 밝힌 것 처럼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 직원에게 수십만원대 선물을 했다면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얼마나 전달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당시 곽정연 회장이 김성곤 이사장과 재외동포재단 직원들에게 선물을 했다고 밝힌 시기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공사와 관련해 총영사관이 실시한 재외동포재단의 재정 감사를 받은 직후였다는 점이다.

재정감사를 실시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모든 과정이 ‘비공개’라는 점을 강조하며 누가 조사에 참여했고 어떤 결과가 도출됐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기 한국을 다녀온 곽정연 회장은 재정감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자신이 결백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누가 아무 문제도 없다고 곽 전 회장에게 알려줬을까.

베이뉴스랩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공사 과정에서 횡령과 배임으로 의심되는 여러 정황들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이뉴스랩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도 재정감사 당시 곽정연 전 회장에게 보낸 질의서 등에서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