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인공지능(AI) 규제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전’

주별 규제 무력화 위한 연방 차원의 보호장치 마련 나서

오픈AI 로고. 자료사진.
오픈AI,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주 정부의 인공지능(AI) 규제 움직임을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전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5개 주가 의미 있는 수준의 AI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기업들은 주 단위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연방 차원의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구글·애플·아마존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기술 업계 단체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코우리 마셜 국장은 “입법자들은 혁신을 장려해야지 이를 규제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AI 개발 단계가 아닌 활용 단계에서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자율주행·의료·고용 심사·범죄 수사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AI의 잠재적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성장을 위축시킬 ‘과잉 규제’를 경계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연방 의회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법안에 ‘10년간 주 규제 집행 금지’ 조항을 끼워 넣으려 했지만 무산됐다. 그러나 빅테크는 백악관을 설득해 7월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 AI 계획에 주 규제 모라토리엄 내용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비구속적 가이드라인이긴 하지만 연방 자금이 ‘과도하게 제한적인’ AI 규제를 시행하는 주에 지원되지 않도록 하는 지침까지 포함됐다. 업계 로비스트들은 앞으로도 연방 법안에 10년 모라토리엄을 다시 포함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500여 건의 AI 관련 입법안이 논의 중이지만, 기업 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법은 5개 주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콜로라도의 법은 가장 강력하다. 기업과 개발자에게 차별 방지 검증과 방대한 문서 공개를 의무화했지만, 업계 반발로 재검토에 들어갔고 심지어 전면 폐지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AI 학습 데이터 공개와 생성물 표시 의무화를 규정했으며, 텍사스는 아동 음란물 제작·차별·행동 조작 목적으로의 AI 활용을 금지했다. 테네시는 ‘엘비스법’을 통해 본인 동의 없는 음성 모사 AI 사용을 금지했고, 유타는 고위험 AI 시스템과의 상호작용 시 반드시 고지하도록 했다.

뉴욕주는 빅테크가 만든 AI 시스템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예방하도록 하는 공공안전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캐시 호컬 주지사가 서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대규모 인명 피해·사이버 공격 위험’까지 점검하도록 요구하는 강력한 법안을 뉴섬 주지사가 거부했으나, 대신 자동화 시스템의 의사결정 고지 의무 등 부분 규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연방 의회 차원의 종합법 제정이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전망 속에, 각 주가 사실상 규제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 AI 소위원회 위원장 브랜던 거피 의원은 “연방 정부가 우리 주의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하게 막는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겠다”며 “연방 차원의 모라토리엄이 논의되면서 오히려 주 의회들이 서둘러 입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주마다 다른 규제 체계라는 ‘퍼즐’을 피하려 하지만, 규제 주도권을 두고 워싱턴과 주 정부 간 충돌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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