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다루빗슈와 WBC 한일전 선발 맞대결…벼랑 끝에서 던진다

패하면 사실상 8강 탈락…무거운 짐 짊어지고 등판

한일전 선발 김광현. 자료사진.
투수조 최고참 김광현(34·SSG랜더스)이 한국 야구의 명운을 걸고 벼랑 끝에서 한일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7-8로 패배한 뒤 김광현을 일본전 선발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경기 초반은 베테랑 투수가 끌어줘야 한다”며 “김광현에 관해 (일본 대표팀이) 많이 알겠지만, 경험 있는 투수를 낼 수밖에 없다. 잘 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19 프리미어 12까지 국제대회만 16경기에 등판한 베테랑 투수다. 그는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한 만큼, 일본을 상대로도 자주 마운드에 올랐다.

첫 출전 국제대회였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일본을 상대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예선 라운드에서 5⅓이닝 1실점, 준결승에서 8이닝 2실점을 하며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일본을 만날 때마다 자주 무너졌다. 김광현은 2009 WBC 한일전에서 1⅓이닝 동안 8실점 하며 난타당하기도 했다. 일본은 김광현에 관해 철저하게 분석해 공략 방법을 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은 김광현에 관한 분석을 끝낸 눈치다. 한 일본 매체는 WBC 한국 대표팀의 최종 명단 발표 직후 ‘또 김광현이 엔트리에 들어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광현.
김광현은 본인에 관한 현미경 분석을 마친 일본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그가 싸워야 할 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김광현이 상대해야 할 일본 대표팀 타선은 무시무시하다. 투타 겸업을 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56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천만 달러 계약을 한 요시다 마사타카 등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또한 한일전은 일본 관중들로 가득 찰 예정이라 엄청난 응원전과 맞서 싸워야 한다. 해당 경기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시구한 뒤 경기도 관전할 예정이다. 일본이 한일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의 선발 투수는 베테랑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2012년 MLB에 입성한 다루빗슈는 통산 95승 75패 평균자책점 3.50의 성적을 거둔 정상급 투수다. 지난 시즌엔 샌디에이고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다루빗슈는 이번 대회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빅리거는 WBC 대회 기간에 대표팀에 합류하면 되지만, 다루빗슈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일찌감치 일본 대표팀에 합류해 훈련에 전념했다.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김광현은 한일전 선발 중책을 받아들였다. 그는 10일 오후 7시 일본 관중들로 가득 찬 도쿄돔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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