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빈혈…다른 질병 신호일 수도”

"여성은 자궁근종, 남성은 위암·대장암 연관성 살펴야"

혈액검사. 자료사진.
빈혈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해주는 ‘일꾼’ 역할을 하는 혈액 속 적혈구가 부족해지면서 산소 운반이 잘 안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빈혈이라고 하면 어지럼증을 떠올리지만 가장 대표적인 건 저산소증으로 인한 숨참 증상이다. 어지럼증의 경우 빈혈이 원인인 경우는 5% 남짓이다. 이외에 빈혈에는 두통, 메스꺼움, 피로감 등이 동반하기도 한다.

4일(한국시간) 의학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로 정한 빈혈 기준치는 남자 성인 13g/dL 미만, 여자 성인 12g/dL 미만, 6∼16세 청소년 12g/dL 미만, 6개월∼6세 미만 소아와 임산부 각 11g/dL 미만이다.

빈혈의 원인은 철분 부족, 비타민B나 엽산의 결핍, 골수의 조혈 기능 이상, 내부 출혈에 의한 혈액 손실, 암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철분 부족에 의한 빈혈이 가장 흔하다.

빈혈은 특히 여성에게 잦은 편이다. 2019년 기준 국내 철 결핍성 빈혈 환자 36만7천58명 중 여성이 79.4%(29만1천794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성에게 빈혈이 잘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자궁근종의 영향이 꼽힌다.

근종이 자궁의 내막을 누르면 마치 하혈하듯이 생리 양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빈혈을 동반할 정도로 갑자기 생리량이 늘어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남성의 빈혈은 여성의 경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이 발병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남성의 경우 여성과 달리 생리로 인한 출혈이 없는데도, 빈혈이 있다는 건 몸속 어디선가 피가 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중년이라면 위암, 대장암이 생길 수 있는 나이여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빈혈을 예방하려면 평소 철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시금치, 땅콩, 아몬드, 해바라기씨,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이 있다. 또한 철분제 복용도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철분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후 2~3일 정도면 피로감 등의 증상이 감소하고, 5~6일이 지나면 적혈구 생성이 증가해 2개월이면 혈색소가 정상화된다.

다만, 단순히 빈혈 증상이 느껴진다고 해서 정확한 원인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체내에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은 철분이 지속해서 들어갈 경우 췌장, 생식선, 갑상선, 뇌하수체 등의 내분비기관이나 심장과 간 등에 축적돼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권혁태 교수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가임기 여성과 영양 섭취가 부족한 노년층, 장내 출혈이 있을 수 있는 염증성 장질환자 등은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빈혈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면서 “과도한 음주도 비타민B 결핍을 초래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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