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냉동트럭에 코로나 사망자 시신 750구 1년 넘게 보관

뉴욕시, 유가족과 협의해
하트섬에 시신 매장 추진

지난해 뉴욕 브루클린 앤드루 T. 클래클리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냉동 트럭으로 옮겨지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백신 접종을 앞세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악몽은 가시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뉴욕시 브루클린의 선셋파크에 세워진 냉동 트럭들 안에 코로나19로 숨진 사람들의 시신 수백 구가 1년 넘게 보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시 검시관사무소 관리들은 지난주 시의회 보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 약 750구가 아직 냉동 트럭 안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뉴욕시 검시관사무소 부소장 디나 매니오티스는 시의회 보건위원회에 “유족이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하트섬(Hart Island)으로 옮기고 싶다고 밝힌다면 우리는 신속하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니오티스는 유가족 대부분은 냉동 트럭 내 시신을 하트섬에 매장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기를 원하지만 일부 유가족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봄 코로나19 사망자 폭증으로 뉴욕시의 영안실, 장례식장, 화장장이 시신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일부 시신들은 냉동 트럭에 임시로 안치됐다.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시신이 여전히 차가운 트럭을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뉴욕시 검시관사무소가 언급한 하트섬은 지난 150년 동안 뉴욕시 당국이 연고가 없거나 유족이 장례를 치를 형편이 안 되는 사망자의 시신을 매장하는 공립묘지 역할을 했다. 이곳에는 1919년 대유행한 일명 ‘스페인 독감’ 희생자와 1980년대 쏟아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사망자 등 시신 100만여구가 묻혀있다. 특히 지난해 봄 뉴욕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시신들이 하트섬에 집단으로 매장됐다.

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트섬에 묻힌 성인 시신은 최소 2천334구로 2019년에 비해 2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WP는 뉴욕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최대 10분의 1이 하트섬에 매장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은 최근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오는 9월 14일부터 브로드웨이 공연이 재개된다고 밝혔다. 또 뉴욕시는 주요 명소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시에서는 성인 인구의 약 60%가 코로나19 백신을 한차례 이상 맞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