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된 제20대 대선 재외선거…유권자들 투표소 찾아 ‘소중한 한표’ 행사

SF총영사관 재외투표소 오전 8시부터 투표 시작
‘유모차 끌고, 지팡이 짚고’…유권자 행렬 줄이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마련된 20대 대선 재외투표소를 찾은 올해 89세인 임영례 씨가 송지현 선거담당 영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해외거주 유권자들의 투표인 재외선거가 북가주에서도 시작됐다.

선거 첫 날인 23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1층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투표권 행사를 위한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날 투표소에는 친구 또는 가족들과 함께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유모차를 끌고 온 여성 유권자와 지팡이를 짚고 온 어르신도 눈에 띄었다.

1933년생으로 올해 89세가 된다고 밝힌 임영례 씨는 “재외선거가 시행된 이후 한번도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미국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응당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투표 참여 이유를 밝혔다. 허리가 불편해 걷는 것도 쉽지 않은 임영례 씨는 가족의 도움으로 투표장을 방문해 지팡이를 짚고 기표한 뒤 송지현 선거담당 영사의 부축을 받아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프리몬트에 거주한다고 밝힌 에 거주하는 임진원 씨도 이날 오전 투표장을 찾았다. 유학생활을 마친 뒤 얼마전 취업 했다는 임씨는 “내일 3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 방문 때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지만 혹시라도 투표를 하지 못할 상항이 발생할 수도 있어 사전 유권자 등록을 하고 오늘 투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20대 대선 재외선거 첫 날인 23일 투표장을 찾은 조성준, 이인영 씨 부부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벨몬트에 거주하는 조성준, 이인영 부부도 함께 투표소를 찾아 참정권을 행사했다. 조성준 씨는 “재외선거 참여는 이번이 두 번째”라며 “19대 대통령 선거는 시카고에서 20대 대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성준, 이인영 부부는 “둘 다 일을 하느라 바쁜 상황이지만 앞으로 5년간 한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시간을 내 투표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윤상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도 부인 신희영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윤상수 총영사는 투표를 마친 뒤 “성기두 위원장님과 송지현 영사 등 재외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의 노력과 지역 한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역대 2번째로 많은 사전 유권자 등록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특히 이번 재외선거에는 선거법 개정으로 콜로라도에도 추가투표소가 설치돼 투표를 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도 개선될 수 있게 됐다. 매우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는 윤상수 총영사(오른쪽)와 부인 신희영 여사.
샌프란시스코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대선 재외선거 첫 날인 이날 오후 1시 현재 100여명이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한 재외선거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투표 첫 날 오전 참여도만 보면 19대 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은 것 같다”며 “사전 유권자 등록이 19대 대선보다 조금 적기는 하지만 투표 참여 열기는 오히려 높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20대 대선 재외선거는 오는 28일(월)까지 6일간 계속된다. 투표소는 총 4곳으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는 6일간(23~28일) 모두 운영되며, 추가투표소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만 문을 연다. 추가투표소는 산호세 한국무역관(KOTRA)과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콜로라도주 오로라시 파빌리온빌딩에 설치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1층에 마련된 제20대 대선 재외투표소 모습.
투표는 사전에 유권자 등록을 마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SF총영사관 관할 지역에서는 총 6천173명(재외선거인 860명, 국외부재자 5천313명)이 등록했다.

투표를 위해서는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여권,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한국에서 주민등록이 말소된 유권자의 경우 여권 또는 영주권을 가져가야 투표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마련된 20대 대선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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