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천명 20년 만에 첫선…'KF-21 보라매'로 명명
AESA레이더 등 핵심부품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
2026년 시작해 2032년까지 120대 실전 배치
문 대통령 "첨단 초음속 전투기, 세계 8번째 쾌거"
한반도 영공을 수호하게 될 한국형 전투기(KF-X)가 마침내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방위사업청은 9일(한국시간)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생산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KF-X 시제 1호기 출고식을 개최했다.
전투기는 ‘KF-21 보라매‘(이하 보라매)로 명명됐다. 4.5세대급 전투기로 개발된 보라매는 공군의 노후한 전투기인 F-4, F-5 등을 대체하게 된다. KF-X 체계개발사업은 개발비 8조6천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가 18조 6천억원에 달해 ‘건군 이래 최대사업‘으로도 불린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총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KF-X 사업을 추진해왔다.
출고식은 설계도면 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으로 격납고 밖으로 나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는 방사청과 KAI가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5년여 만의 성과다. 2001년 김대중 정부가 독자 우주발사체·발사장·차세대 국산전투기 등을 목표로 제시한 이후 20년 만에 이룬 결실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로, 세계 8번째 쾌거“라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코위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영상 축사에서 “시제기 출고가 양국 국방협력 관계에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고식에는 정부·국회·군 주요 인사와 기업인, 주한 외교사절단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보라매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이 국내 기술진 주도로 이뤄졌다.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의 전투기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하다. 최대추력은 4만4천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5천600㎏, 최대 탑재량 7천700㎏이며,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천200㎞), 항속거리는 2천900㎞다. 공중 교전은 물론, 육로·해로를 통한 침투세력의 무력화, 원거리 방공망 타격까지 가능하다.
방사청은 보라매에 탑재할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개발도 추진 중이다. 설계는 물론 4대 항공전자장비로 꼽히는 능동전자주사 레이더(AESA), 탐색추적장치(IRST), 표적추적장비(EO TGP), 전자전 장비(EW Suite) 등 보라매에 장착된 핵심 장비가 모두 국산이다.
방사청은 양산 1호기를 기준으로 국산화율 6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양산 과정에서 추가적인 국산화도 이뤄질 예정이다. 전투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첨단과학기술력의 결정체로 꼽히는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전투기 독자개발은 세계에서 13번째로, F-15처럼 항공전자 및 레이더 능력이 뛰어난 4세대 이상의 첨단 초음속 전투기로만 따지자면 8번째다. 방사청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상 시험을 완료하고 7월 첫 시험 비행을 한 뒤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보라매는 이후 양산 계획에 따라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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