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윤당선인, 16일 청와대서 회동…윤, MB 사면 요청할듯

대선 일주일만…오찬 형식 회동서 정권 이양 등 논의할 듯

문재인 대통령(왼쪽),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한국시간) 오후 청와대에서 대선 후 첫 회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이를 건의할 경우 문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16일 오후 회동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대면은 윤 당선인이 지난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뒤 21개월만이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는 정확히 일주일만이다.

회동은 오찬을 겸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이 회동의 구체적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차담 등의 형태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회동에서는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선 이후 최우선 과제로 ‘국민통합’을 꼽은 만큼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회동에서 논의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는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내달 말이나 5월 초에 특별사면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여기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한 이후 이 전 대통령의 사면 여부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건의하면 문 대통령도 임기 내 ‘털고 가기’ 차원에서 이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과 맞물려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전 대통령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요청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BBS 라디오에 나와 “이 전 대통령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내부에서 논의한 바는 없다”며 “실제로 사면 건의가 있으면 고민할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양측은 현재 회동 의제를 비롯해 배석자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윤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공백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이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뤄지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전 정권 적폐 수사’ 발언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경우 회동 분위기가 냉각될 공산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나온 윤 당선인의 해당 발언에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으로 몬 데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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