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마주한 한국계 하원의원 4인 “감격스럽다”

첫 만남, 한미협력 강조
펠로시, 문대통령 연하장 꺼내기도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마치고 앤디 킴 연방하원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부모님께서 50년전 가난한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을 왔다. 이제 하원의원이 돼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

20일 오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하원 지도부의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앤디 김(뉴저지) 연방하원의원은 문 대통령을 마주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앤디 김 의원 외에도 민주당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워싱턴), 공화당 미셸 박 스틸(박은주·캘리포니아), 공화당 영 김(김영옥·캘리포니아) 등 한국계 하원의원 ‘4인방’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앤디 김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고 스트릭랜드·스틸·영 김 의원이 처음 당선되면서 미국 의회의 한국계 의원 수는 1명에서 4명으로 크게 늘었다. 문 대통령도 이들의 당선 직후 SNS에 축하 글을 올려 “이분들은 ‘영옥’, ‘은주’, ‘순자’와 같은 정겨운 이름을 갖고 있다. 더욱 근사하게 느껴진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를 접한 스트릭랜드 의원이 자신의 SNS에 “땡큐 프레지던트 문!”(Thank you President Moon!)이라고 화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한국계 의원들의 첫 만남은 선거 6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이뤄졌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지난해부터 문 대통령의 순방길이 모두 막혔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가 미 의회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스트릭랜드 의원 트위터 캡처.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계 의원들은 문 대통령에 대해 반가움을 표시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복을 입고 미국 의원 취임선서를 했던 것이 매우 감격적이었다”고 취임 선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한국은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강한 나라”라고 응원한 뒤, “한국이 잘되면 미국도 잘된다. 양국이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했다.

앤디 김 의원도 “북한, 중국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국은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평가했고, 영 김 의원도 “양국 의회 간 교류 활성화를 바란다. 한미정상회담도 건설적으로 진행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틸 의원도 “지난해 민주·공화 각 2명씩 4명의 한국계 의원이 당선됐다. 매우 중요한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해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연하장을 꺼내들고 “아주 예뻐서 간직하고 있다.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글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계가 아닌 미국 의원 중에도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분이 있었고, 스트릭랜드 의원은 대화 도중 울먹이는 듯한 표정도 지었다”며 간담회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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