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미국의 물가 상승 추세가 몇 달간 이어지다가 주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1일(한국시간) ‘최근 미국 물가 여건 점검 및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몇 달간 미국 물가상승률은 전년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 투입요소 가격 상승, 보상소비 증가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완전고용 회복 지연 등으로 중기적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데다 다른 선진국 경제회복 지연, 달러화 강세 등으로 빠른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물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개선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점차 오르는 추세다. 서비스 가격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재화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다. 품목별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식품 가격도 전반적 물가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 인플레이션 발생 확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수준도 올해 들어 높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요와 공급 측면으로 나눠 보면, 우선 수요의 경우 경기 부양책에 따른 소득 기반 강화와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 수요가 회복세에 있지만 숙박·항공 등 대면 경제활동이 여전히 제약받고 임대료도 회복하지 못해 서비스 가격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로 분석됐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원유, 금속, 반도체 등 주요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최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수입물가도 올해 들어 오름세로 돌아선 상태다. 다만 최근 투입요소 가격 상승은 기저효과와 공급 병목 현상 등 주로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인만큼, 기조적 물가상승 압력의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향후 팬데믹 진행 경과, 원자재가격 동향, 재정지출 시기와 구성 등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한다“며 “서비스 부문의 회복 상황,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변화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