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동 의료단체 “팬데믹에 아동 정신건강 비상사태” 선언

미국소아과학회 등 공동성명…"코로나19·인종차별 겹쳐"
정신적 고통 시달리다 응급실 찾는 아동 30% 급증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신 건강을 위협받는 아동·청소년. 자료사진.
미국 아동 의료단체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탓에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전국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아동청소년정신과학회(AACAP), 아동병원협회(CHA)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AACAP 회장 가브리엘 칼슨은 “아동, 청소년과 그 가족, 지역사회에 드리워진 우울·불안·트라우마·고독감·자살 충동 경향 등의 비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가 이들을 돌보고 있다”면서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다 기존 인종차별 문제가 맞물리면서 최근 전국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미 2010년부터 일상 속 인종차별 여파로 아동과 청소년 중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고 자살에 이르는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보호자를 한명 이상 잃은 아동이 14만명에 달하는 등 정신건강에 악재가 닥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전역에서 정신적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아동과 청소년 비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이 증가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5~11세 중에서 24%, 12~17세 중에서 31%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실효적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진단과 진료 접근성을 높이도록 연방 정부 지원금을 늘리고, 원격 진료 확대 방안 등을 주문했다. 또 학교 기반의 정신건강 돌봄 체계를 세우고, 학교·의료기관·지역사회에서 아동과 청소년 대상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신 건강을 위협받는 아동·청소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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