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류중이던 게임사 ‘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

넥슨 지주사 NXC "최근 우울증 악화 추정…유족 마음 헤아려주시길"

게임사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사진 넥슨 제공.
게임사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넥슨 지주회사인 NXC는 1일(한국시간)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NXC는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이사는 ‘온라인 게임’의 개념조차 일반인들에겐 생소했던 1994년 자본금 6천만원으로 창업한 넥슨을 불과 몇 년 만에 국내 게임업계 정상을 다투는 대형 업체로 키워낸 인물이다. 넥슨은 2000년대 초부터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과 함께 국내 3대 게임사 ‘3N’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 이사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학위, 199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과에서 석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그는 1994년 넥슨의 대표 게임이 될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착수했으며 같은 해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이후에도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 어택’ 등 한국과 세계 게임역사에 길이 남을 유수의 게임을 내놨으며, 작년 연간 연결 매출은 2조8천530억원(약 2천745억엔), 영업이익은 9천516억원(약 915억엔)에 달했다.

김 이사는 회사 창업자이면서도 2005년 6월 최고경영자(CEO)로 나서기 전까지 10여년간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는 특이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대표 취임 1년 반도 되지 않은 2006년 11월 넥슨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로 물러났다. 이어 작년 7월에는 대표이사직을 다시 사임해 사내이사로 내려오고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넥슨은 국내 증권시장에는 상장하지 않고 2011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김정주 이사는 2016년에는 진경준 당시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주를 공짜로 줘 120여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게 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2018년 무죄가 확정됐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인 유정현씨와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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