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4천만명 넘어…8명중 1명꼴 걸린 셈

'델타'로 인한 4차 재확산 진행형
백신 있는데도 확진자, 1년 전의 3배 이상
노동절 연휴 공항 이용객, 2년 전 수준 근접
연휴 뒤 확산세 더 가팔라질 우려

노동절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3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오가고 있다.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를 4천2만2천522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3억3천291만여명)의 12.0%에 해당하는 것으로, 거의 미국인 8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검사 체계의 미비나 보고 누락 등으로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4천만명 가운데 10분의 1인 400만명 이상이 최근 4주 새 나왔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현재진행형인 4차 재확산의 심각성을 엿보게 하는 단서다.

미국에서는 6월 22일을 기점으로 델타 변이가 무섭게 번지며 4차 재확산이 시작됐다. 당시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만1천303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노동절 연휴가 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13만7천270명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없던 작년 노동절 연휴 때의 3만9천355명의 3배를 넘었다고 CNN은 분석했다.

누적 사망자는 64만9천198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전 세계 확진자(2억2천129만여명)·사망자(457만9천여명)의 18.1%, 14.2%에 각각 해당한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누적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다.

4차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치솟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6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2천135명,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10만1천747명, 하루 평균 사망자는 1천385명이다.

이들 지표는 노동절 연휴 기간으로 접어들며 소폭 하락했다. 공공기관·기업체 등이 쉬면서 일부 지역의 집계가 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려 연휴 뒤에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노동절을 앞두고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여행을 가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집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교통안전청(TSA) 데이터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를 앞둔 3일 전국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은 213만명으로 2년 전 노동절 연휴 때의 숫자에 근접했다. 실제 지난해 노동절 연휴 뒤에도 31개 주에서 확진자가 늘었고, 이 중 25곳에선 양성 판정 비율 역시 올라갔다고 CNN은 전했다.

감염자 증가가 입원 환자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병원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의 백신 접종률이 40%가 채 안 되는 앨라배마·미시시피주에선 중환자실(ICU) 점유율이 90%를 넘겼고, 조지아·아칸소·텍사스·플로리다주 역시 남은 중환자실이 10%가 안 되는 실정이다.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6일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은 병원들을 환자로 넘쳐나게 하고 학교는 문을 닫게 했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으로 이 수치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사람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7일 CNN에 나와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지만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이 7천500만명 있다며 “이 사람들 중 압도적 다수가 백신을 맞게 하면 더 서늘한 가을로 접어들면서도 이 흐름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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