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루평균 코로나 확진자 15만명 넘겨…사망자는 1천명대로 올라서

남부·걸프만 연안 지역, 핫스폿으로 떠오르며 병상 부족 사태

1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중환자실(ICU)에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 주의 ICU 환자 3명 중 1명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다.
미국에서 전염성 강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계속 확산하면서 하루 평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5만명을 넘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 기준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5만1천227명으로 22일 집계했다. 14일 전보다 39% 증가한 것이다. NYT 집계를 기준으로 미국에서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가 15만명을 넘긴 것은 올해 1월 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는 2주 새 43% 증가한 8만8천653명으로 집계됐고, 하루 사망자는 2배로 늘며 1천명을 넘긴 1천7명으로 파악됐다.

CNN은 보건복지부 데이터를 인용해 21일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9만5천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그중 2만3천여명은 중환자실(ICU)에 있다. 또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일부 주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병원 수용능력이 100%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의 환자 수용능력이 병상 수뿐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피로와 질병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제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병원에 추가 인력과 지원 물자를 배치하려 한다며 “문제는 병상 부족이 아니라 인력의 부족”이라고 말했다. NYT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부 주들, 그중에서도 특히 걸프만 연안의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 앨라배마주 모빌, 미시시피주 걸프포트 등이 두드러지게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3개 주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발병률이 가장 높은 4곳에 속하는데 그중에서도 이들 카운티의 인구당 확진자 비율은 미국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7월 초 만료됐던 비상령을 지난 13일 부활시켰다. 병원 수용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앨라배마에선 이번 주 초 중환자실이 동났다.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면서 백신 접종 속도가 높아진 점은 희소식이다. 21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하루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겼다. 하루 접종자가 100만명을 넘긴 것은 7월 초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델타 변이의 영향으로 백신 미접종자들 사이에서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백신을 맞은 사람 사이에서도 코로나19가 전파된다는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이런 백신 접종 속도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수그러들 때까지는 한참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톰 프리든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백신 증가에 고무돼 있지만 9천만명이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하루 100만명으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수개월간 중증이나 사망에 취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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