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전 감독의 '블루 바유'
주목할만할시선 부문에 초청
이민자들의 현실 잘 반영한 작품 평가
올해 아카데미에서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가 주목을 받은 가운데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이민 가족의 삶을 조명한 한국계 감독의 작품이 호평을 끌어냈다.
17일 폐막한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된 남가주 출신 한인 저스틴 전 감독의 ‘블루 바유‘(Blue Bayou)는 미국 매체들로부터 이민자들의 현실을 잘 반영한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블루 바유‘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안토니오(저스틴 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성인이 돼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입양 당시 시민권을 얻지 못한 신분 때문에 강제 추방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영화는 미국의 해외 태생 입양인의 제도적 문제와 이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를 드라마로 녹여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외국 태생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2000년에 통과됐지만, 이 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여전히 강제 추방 위기에 몰린 입양인들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감동적이고 시의적절한 이야기“라며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미국 문화의 기괴한 부분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영화 전문매체 인디와이어는 “미국의 외국 태생 입양인 추방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라며 “영화의 핵심은 이 나라의 외국 태생 입양인의 이민 신분“이라고 전했다.
‘블루 바유‘는 미주 한인 감독이 미국에 사는 이민자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오스카 수상작인 ‘미나리‘와 비교되기도 했다. 데드라인은 “‘미나리‘가 미국 시골에서 성공하려고 애쓰는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낙천적으로 그렸다면, ‘블루 바유‘는 (이민 가정에) 불완전한 환경과 엄격한 법의 집행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저스틴 전 감독은 사실 배우로 영화계에 먼저 발을 들였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주인공 벨라의 학교 친구 에릭 역으로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 안토니오를 직접 연기했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블루 바유‘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사는 한국 이민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다민족이 엉켜 사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드러내 왔다.
제33회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데뷔작 ‘국‘(2017)은 LA 외곽에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신발가게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한국인 형제를, 제13회 댈러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미쓰퍼플‘(2018)은 코리아타운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며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고 있는 여성과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그의 남동생을 다뤘다.
저스틴 전 감독은 배우 윤여정과 이민호가 출연하는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의 공동 연출도 맡았다. ‘파친코‘는 4대에 걸친 한국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로 한인인 이민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드라마는 한국어·일본어·영어 3개 국어로 방영될 예정이며, 세 나라의 역사적 연대기를 함께 다룬다. 공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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