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총격 등으로 13일(현지시간) 또다시 8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승려 1명을 포함해 4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지고, 최소 1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나우는 또 최대 도시 양곤과 중부 삐이 지역에서도 지난 24시간 동안 최소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를 인용, 만달레이 연좌 시위대에 군경이 총격을 가하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앞서 새벽에는 최대 도시 양곤의 따께타구 경찰서 앞에서 체포·구금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경찰이 발포해 2명이 사망했다고 통신이 현지 매체 DVB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정치법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70명 이상이 군경의 총격 등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사망 사건은 1988년 민주화 시위의 불길을 댕긴 폰 모의 사망 33주기를 맞아 SNS에서 전국적인 시위를 촉구하는 운동이 일어난 가운데 일어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1988년 8월 8일에 가장 규모가 컸다고 해서 ‘8888’ 시위라고 일컬어지는 민주화 운동 당시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약 3천명이 목숨을 잃어 1962년 군부가 집권한 이래 가장 큰 유혈 사태로 기록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8888 시위‘를 계기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도 당시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고, 이후 군부정권에 의해 약 20년간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런 가운데 양곤 곳곳에서는 전날 밤 야간 촛불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등 반쿠데타 시위를 진행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한편 서부 친주 하카에서는 군경이 병원에 침입, 환자 30명가량과 병원 직원들을 쫓아냈다고 현지 활동가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군경은 금주 초부터 시민불복종 운동(CDM) 차단 차원에서 각지의 병원과 대학 건물을 점령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 등으로 다친 환자들을 내보내는 경우도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수치의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쿠데타 규탄 시위가 확산하자 군경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