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권, 인프라 구축계획 자금 마련 위해 ‘유류세 인상’ 제안

초당파 의원 모임, 바이든 행정부-공화당 타협 촉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정치권이 유류세 인상을 제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구축 계획을 실현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연방 하원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프라블럼 솔버스 코커스’가 휘발유 등 연료에 붙는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프라블럼 솔버스 코커스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8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현재 미국에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1갤런(3.78ℓ)당 18.4센트, 디젤은 24.4센트다.

하원 의원들이 지난 1993년 이후 오른 적이 없는 연방 유류세 인상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자는 취지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8년간 도로·교량·항구 등 전통적 인프라와 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구축, 국가 전력망 강화 등에 2조3천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재원 마련에 대해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 소득 40만 달러 이상의 급여 등을 받는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 세율도 현행 37%에서 39.6%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이미 제시한 상태다. 이어 법인세 최고세율을 21%에서 28%로 상향하고, 초고소득층에 대한 부자 증세 논의도 구체화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도 증세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이 같은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초당파 의원 모임의 아이디어가 유류세 인상인 셈이다. 유류세 인상에 대해선 백악관이 “저소득층에게 타격이 크다”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여야 의원들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낸 만큼 조만간 절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침수된 선로를 복구하는 뉴저지 암트랙 직원들.
초당파 의원 모임의 공동 대표인 민주당의 조시 가스마이어 의원은 “낡아 부스러지는 다리와 도로, 터널, 망가진 공공 교통 시스템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양당이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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