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리티룸…아프간전 마침표 강조 위해 일부러 택한 듯
“나는 오늘 백악관 트리티룸에서 연설하고 있습니다. 2001년 10월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에 대한 미군의 공습을 발표한 곳입니다“
14일 아프간 주둔 미군 완전 철수를 공식 발표하러 나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아프간전의 시초가 된 공습이 발표된 그 자리를 일부러 택해 미국이 9·11테러 20주년인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전에서 완전히 발을 뺄 계획임을 천명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습 발표는)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2천977명의 무고한 영혼이 목숨을 빼앗긴 지 불과 몇 주 후였다“면서 아프간전의 정당성을 역설한 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로 10년 전 목적이 달성됐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부시 전 대통령에게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결정을 알리며 대화를 했다고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와 나는 오랫동안 정책에 있어 여러 이견을 보였지만 (아프간에서) 복무한 미군 장병의 용기와 용맹에 대한 존중과 지지에 있어서는 완전히 합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 말고도 전임 대통령들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는 전임자들 일부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이 아프간 주둔 미군을 통솔하는 네 번째 대통령이라면서 이런 책임감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겨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어 동맹과 파트너, 미국 군·외교·정보당국, 미 의회, 부통령,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등과 두루 협의한 끝에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전을 끝낼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가니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개발·인도·안보 지원을 통해 계속 아프간 주민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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