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에 "안도"…유족들 전용기 태워 백악관 초대 계획
해리스 "정의의 날…인간대접 못받아온 흑인도 우리 이웃"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살해한 전 경찰관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진 것과 관련, “우리 모두 매우 안도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피고인 데릭 쇼빈의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모든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린 직후 유족과 통화해 이번 평결이 의회의 경찰 개혁 노력에 추진력을 제공하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약간의 정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중대한 변화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이 나라의 궤적을 바꿀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며 이번 평결을 경찰 개혁의 토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플로이드의 가족들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태워 백악관으로 데려오겠다고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죄 평결 중계방송을 집무실 밖 식당에서 지켜봤으며 이 자리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동석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오늘은 정의의 날“이라며 유죄 평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흑인, 특별히 흑인 남성들은 우리 역사에서 줄곧 인간보다도 덜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흑인 남성들은 아버지이자 형제, 아들이다. 삼촌이고 할아버지다. 친구이자 이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배심 재판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배심원들이 유무죄 여부를 결정하고 판사는 유죄 평결 시 형량을 정한다. 배심원단은 이날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으로 기소된 쇼빈의 모든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판사는 이를 토대로 양형조사 과정을 거쳐 재량에 따라 형량을 결정, 형을 선고한다.
지난해 미 전역을 들끓게 한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마침 미 대선 캠페인과도 겹치면서 핵심 이슈로 떠올랐고, 당시 바이든 후보도 유세 기간 플로이드 유가족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WP는 그러나 정작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는 경찰 개혁, 흑인 평등 구현 등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평결 직전, 유죄로 볼 증거가 “넘친다“거나 “올바른 평결이 나오길 기도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통령이 배심원단에 압력을 넣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비판도 나왔다고 WP는 전했다.
이와 관련, 변호사 브래들리 모스는 트위터에 “진보이건 보수이건,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어떤 현직 대통령도 진행 중인 형사 사건에 대해 배심원이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공개적으로 개입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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