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을 계획 없다” 밝힌 소비자가 더 많이 돌아다닌다

백신 접종자보다 미접종자가
엔터테인먼트 현장 지출 더 많이 늘려
접종률 높은 주보다 낮은 주에서
대면 서비스 유동인구 증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NBA 브루클린 네츠와 보스턴 셀틱스의 플레이오프를 보러 운집한 관객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미국 경제 회복의 주된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통념이 현재로서는 틀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백신 접종자보다 오히려 미접종자가 대면 경제활동과 소비를 더 빠른 속도로 늘린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디파이가 지난달 모바일 리워즈 플랫폼인 ‘드롭’ 이용자 1천600명의 신용·현금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고 답한 소비자들이 엔터테인먼트 관련 장소에서의 지출을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작년 1월보다 20%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이용자들의 엔터테인먼트 현장 지출은 같은 기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데릭 풍 카디파이 최고경영자(CEO)는 “백신 접종자들은 신중한 낙관주의를 보이고 있다. 사람이 많은 라이브 공연장을 불편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미접종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을 감수하면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어니스트리서치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공항, 호텔, 극장과 같은 대면 서비스업체의 유동인구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에서 더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3일 현재 백신 접종률이 45% 미만인 주에서는 공항, 호텔, 극장 방문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71.2%까지 회복된 반면 이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주에서는 해당 장소 방문이 대유행 이전의 52.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헬스장 유동인구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에서는 대유행 이전의 87.3%까지 회복됐으나, 백신 접종률이 높은 주에서는 68.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45% 이상인 거의 모든 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곳들이라고 어니스트리서치는 전했다. 주로 민주당 주지사들이 다스리는 해당 주들이 코로나19 사태 내내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영업활동 규제를 했다는 사실이 다른 양상의 소비 회복을 설명하는 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뉴욕주를 비롯한 동북부 지역의 민주당 강세 지역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피해가 심각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온라인 쇼핑 등에 더 많이 적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백신 접종자들도 외식 활동만큼은 미접종자들 못지않게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카디파이 분석 결과 백신 접종자들의 올해 2월 레스토랑 지출은 지난해 1월보다 40% 급감했으나, 4월에는 작년 1월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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