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서장 회의 주도’ 류삼영 총경 정직 효력정지

이달 13일 정직 끝나…집행정지 효력 '미미'

류삼영 총경. 자료사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중징계 효력이 법원 결정으로 정지됐다. 다만 류 총경의 정직 기간이 이달 13일까지라 법원 결정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10일(한국시간) 류 총경이 ‘정직 3개월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경찰청이 류 총경에게 내린 정직 처분은 류 총경이 제기한 불복 소송 판결 1심이 선고된 날부터 30일이 될 때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효력정지는 행정청의 처분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면 이후 소송에서 이겨도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신청인(류 총경)이 징계로 인해 3개월 동안 경찰서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며 “징계로 인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것으로, 손해의 성질이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청인은 본안 사건에서 징계 사유가 없고 만약 징계 사유가 있더라도 정직 3개월이 지나치게 무거워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며 “신청인으로서는 징계 처분이 위법한지 다툴 여지가 있어 본안 사건에서 판단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 총경은 “정직 기간이 거의 지나서 실질적인 이익은 없지만, 징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법원이 신청을 인용해준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며 “법원의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작년 7월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그해 12월13일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이에 불복해 인사혁신처에 징계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법원에 징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류 총경은 인사혁신처와 법원에 각각 징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춰달라고 신청했으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으로 심문을 종결한 당일 이뤄졌다. 이는 류 총경의 정직 기간이 이달 13일 0시를 기해 만료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류 총경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심문에서 “이달 13일이면 정직 기간이 만료되는데, 징계에 대한 소청 심사기일도 잡히지 않았다”며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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