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열린공감TV ‘김건희 통화’ 수사 관련 내용까지 공개 허용

사생활 관련 부분만 제외…"진술거부권 침해 주장 수긍 어려워"
"국민의 공적 관심사…유권자들이 김씨 검증할 수 있는 내용"

16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법원이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 내용 중 사생활과 관련한 부분만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법원은 이 밖의 통화 내용에 관해서는 앞서 다른 가처분 사건에서 공개를 금지했던 수사 관련 내용을 포함해 대부분을 공개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19일(한국시간) 김씨가 열린공감TV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사실상 사생활 부분을 제외한 전체 내용의 공개를 허용한 결정이다.

재판부는 통화 내용 중 공적인 영역과 무관한 김씨 본인 또는 윤 후보자를 비롯한 가족의 사생활에만 관련된 발언은 공개를 금지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 씨가 참여하지 않은 대화를 녹음한 부분도 공개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재판부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김씨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발언 대부분을 두고 “국민의 공적 관심사이자 검증 대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또 “채권자(김씨)가 평소 객관적 근거에 기한 합리적 판단을 하는지 유권자들이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의 수사와 관련한 내용도 “수사기관이 아닌 곳에서 자유롭게 한 발언이 보도됐다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행사에 장애가 되는 등 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개를 허용했다. 이는 앞서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이 수사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것과 상반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를 상대로 낸 통화녹취록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이 19일(한국시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지법에서 심문을 마친 김건희 씨 측 홍종기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와 가족의 사생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공적 영역과 전혀 무관한 오로지 자신 또는 윤석열 후보자 등 가족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며 “그 내용이 보도되면 채권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유튜브채널 ‘서울의 소리’에서 촬영을 담당하는 이명수 씨는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했다며 MBC와 협업해 녹음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김씨는 공개를 예고한 MBC와 서울의 소리, 열린공감TV를 상대로 각각 가처분을 신청했다.

공개 여부가 쟁점이 된 녹음 파일은 이씨가 수개월 동안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총 분량은 7시간 45분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해당 녹음 파일이 정치 공작에 의해 취득한 것으로 언론의 자유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알 권리의 대상인 공적 관심사가 아닌 보호돼야 할 사생활”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4일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통화 내용 대부분을 공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수사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 언론에 대한 불만 등 일부만 공개를 금지했다.

MBC는 이달 16일 법원이 공개를 허용한 범위에서 김씨의 통화 내용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방영했다. 서울의 소리와 열린공감TV도 각각 통화 내용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열린공감TV는 이번 결정에 “녹취 내용에 김씨나 윤 후보의 사생활에만 관련된 내용이 극히 드물고, 그 해석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전체 녹취 공개가 가능하다는 결정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검열 금지의 헌법 취지를 존중해준 재판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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