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찾은 탈북음악가 정요한・김예나 부부 “통일 되는날 가장 먼저 북한으로 달려가 찬양할것”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 초청 연주회 및 간증집회 열려
정요한 교수 “한반도 통일과 탈북민 위해 기도해 달라”

바이올리니스트 정요한 교수가 북한의 가곡인 '사향가'를 부인인 피아니스트 김예나 씨의 반주로 들려주고 있다.
“통일 되는 날 가장 먼저 북한으로 달려가 기쁘게 찬양하겠습니다.”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단장 안상석) 주최로 지난 17일 캠벨 소재 세계선교 침례교회에서 개최된 연주회 및 간증집회에 초대된 탈북음악가 정요한 교수가 “통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하며 마지막으로 전한 말이다.

‘평화를 연주하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초청연주에는 평양음대 및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하고 김정일 전용악단 단장 겸 악장, 평양음대 교수와 동유럽에서 교환 교수로 활동하다 탈북한 바이올리니스트 정요한 교수와 함께 그의 부인인 김예나 피아니스트가 참석해 연주와 함께 신앙간증의 시간을 가졌다. 김예나 피아니스트도 역시 평양 음대를 졸업하고 탈북한 뒤 이화여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했다.
신앙 간증을 하고 있는 탈북음악가 바이올리니스트 정요한 교수.
정요한 교수는 “탈북 전에는 김정일 전용악단 단장으로 우리교향악단 솔로이스트로, 동유럽 교환교수로 화려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제가 탈북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동유럽에 있을 때 우연히 교회를 찾게 됐고 여기서 하나님을 영접한 뒤 신앙의 자유를 찾아 탈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탈북한 뒤 한국에서 연주를 하며 지금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김예나 씨를 만나게 된 사연도 소개했다. 정 교수는 “우연히 탈북자 모임에서 한 피아니스트를 만나게 됐는데 북한에서 연주생활을 할 때 즐겨 연주하던 ‘사향가’라는 곡의 악보를 구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는데 마침 모임에서 만난 피아니스트가 반주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며 “이것이 계기가 돼 사랑을 하게 됐고 결혼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저도 어려서 장로셨던 할아버지가 매일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던 기억이 있는데 저의 와이프도 순교자 목사님을 둔 집안이었다”며 “탈북자로 또한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꼭 필요한 피아니스트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 것 모두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반도 통일과 탈북민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정요한 교수.
정요한 교수는 간증에 이어 북한에서 즐겨 연주하던 가곡 ‘사향가’를 부인인 김예나 피아니스트의 반주로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어 사라사테가 작곡한 바이올린 명곡인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을 열정적으로 연주해 관객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기독교 탈북민 창작지원협의회 홍보이사이기도 한 정요한 교수는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들께서 지구상에 하나 밖에 남지 않은 한반도가 하루 빨리 통일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며 “또한 북한을 떠나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정요한 교수는 찬양곡인 ‘사명’에 이어 앵콜 곡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했다.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명곡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있는 정요한 교수.
피아노 반주를 하고 있는 정요한 교수의 부인인 김예나 피아니스트.
행사를 주최한 안상석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인 바이올리니스트 정요한 교수님과 김예나 피아니스트를 초청해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어 기쁘다”며 “오늘 연주회를 통해 삶과 영혼이 단단해지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상환 세계선교교회 담임목사의 기도에 이어 정요한 교수를 초청한 문대연 목사가 단상에 올라 “정요한 교수님은 영재 음악가로 활동하시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오신 분”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을 믿는 것을 넘어 복음을 전하는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소개했다. 문 목사는 이어 “오랜 분단으로 남과 북이 이념과 사상이 나뉘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떠나 멀리 내려오신 많은 분들을 위해 기도와 관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넓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안상석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 단장.
문대연 목사가 정요한, 김예나 부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고상환 세계선교침례교회 담임목사.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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