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폭염’에 캐나다 서부서 700여명 돌연사…오리건・워싱턴주도 사망자 속출

오리건주 사망자 100명 육박…워싱턴주 30여명 희생

온열질환자 넘치며 응급실 복도서 치료…코로나 사태 방불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냉방 쉼터를 찾은 주민들.
북미 서부 지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다. 3일 AP 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불볕더위 때문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700여명이 돌연사했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일주일간 이어진 폭염으로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러포인트 검시관은 높은 기온이 사망자 수 증가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에 따른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최근105도가 넘은 고온에 시달렸고, 지난달 30일 일부 지역 최고 기온은 한때 122도까지 육박했다. 여름에도 시원한 날씨를 유지해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오리건주는 폭염 기간 사망자가 95명으로 집계됐다며 포틀랜드를 포함하는 멀트노마 카운티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워싱턴주는 불볕더위와 관련된 사망자를 30여명으로 집계했다.

임시 쉼터 공간으로 배치된 캐나다 구세군 응급차량.
미 북서부 지역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방불케 하는 응급 환자로 넘쳐나고 있다. 워싱턴주 보건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1천792명이었고, 이 중 21%가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였다고 밝혔다.



시애틀 하버뷰 메디컬센터의 스티브 미첼 응급의학과장은 폭염에 따른 응급환자 급증은 “사실상 코로나19 초기 단계 때의 응급실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시애틀의 한 병원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려들면서 복도에서 환자를 응급치료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WP는 “오리건주 보건 대학 응급실도 환자로 넘쳐났고 체온이 너무 높아 중추신경계가 마비돼버린 환자도 있었다”며 “코로나19 최악의 시기에도 이렇게 이 대학 응급실이 바쁘게 돌아간 적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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