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 대담
작품의 힘은 기교 아닌 ‘태도와 시간’
몰입과 수련이 만든 ‘세계적 공감대’
요세미티 신작 포함 전시 7월까지 계속
한국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29일 박 화백을 초청해 작품과 관련한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작가와의 대담’ 시간을 마련됐다.
한인은 물론 지역 사회 예술 애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작가와의 대담’ 시간은 단순한 전시 부대행사를 넘어, 한 예술가의 삶과 작업을 관통하는 정신적 좌표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담의 중심을 관통한 핵심은 ‘진정성’이었다. 박대성 화백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을 넘어 세계 여러 관객에게 폭넓게 공감을 얻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기법이나 형식, 소재가 아닌 태도와 시간의 축적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이런 답을 스스로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전제하면서도, “평생 닦아온 진정성이 그림에 담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성이나 출세, 경제적 성취를 목표로 작업해 온 것이 아니라, 오직 작업 그 자체를 향해 혼신을 다해 온 시간이 화면에 남았고, 그것이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달된다는 설명이다.
한인은 물론 지역 사회 예술 애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작가와의 대담’ 시간은 단순한 전시 부대행사를 넘어, 한 예술가의 삶과 작업을 관통하는 정신적 좌표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담의 중심을 관통한 핵심은 ‘진정성’이었다. 박대성 화백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을 넘어 세계 여러 관객에게 폭넓게 공감을 얻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기법이나 형식, 소재가 아닌 태도와 시간의 축적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이런 답을 스스로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전제하면서도, “평생 닦아온 진정성이 그림에 담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성이나 출세, 경제적 성취를 목표로 작업해 온 것이 아니라, 오직 작업 그 자체를 향해 혼신을 다해 온 시간이 화면에 남았고, 그것이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달된다는 설명이다.
그의 발언은 예술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작품 한 점은 계산된 전략이나 시장적 판단의 산물이 아니라, 몰입과 집중이 응축된 흔적이라는 것이다. 작업 과정에서 다른 욕심을 비우고 화면과 대면해 온 태도, 그 정신적 밀도가 결국 작품의 울림을 만든다고 박 화백은 봤다. 그는 관객에게도 감상의 출발점을 형식 분석이 아니라 마음의 결에서 찾으라고 권했다. 그는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렸는가를 따라갈 때, 작품은 훨씬 깊게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묵과 붓이라는 매체에 대한 그의 설명 역시 이러한 관점과 맞닿아 있었다. 먹과 붓은 수정과 삭제가 어려운 도구이며, 선 하나에도 작가의 호흡과 정신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기에 수묵 작업은 기술 이전에 수련의 영역에 가깝고, 반복 훈련과 긴 시간의 축적이 필수적이다. 빠른 완성과 즉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동시대의 시각문화 흐름과 달리, 그는 느림과 축적, 절제와 집중을 예술의 본질적 조건으로 제시했다. 수묵의 필선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정신의 기록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 화백의 예술관은 그의 생애 이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전 왼손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사회적 시선을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림에 몰두하게 됐고, 제도권 정규 미술교육이나 특정 스승의 체계적 사사를 거치지 않은 대신, 묵화와 고서, 자연과 실경을 스승 삼아 반복과 체득의 독학 과정을 이어왔다. 이 비정형의 수련 과정은 훗날 그의 작업에 강한 자율성과 독자적 조형 감각을 부여했다.
수묵과 붓이라는 매체에 대한 그의 설명 역시 이러한 관점과 맞닿아 있었다. 먹과 붓은 수정과 삭제가 어려운 도구이며, 선 하나에도 작가의 호흡과 정신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기에 수묵 작업은 기술 이전에 수련의 영역에 가깝고, 반복 훈련과 긴 시간의 축적이 필수적이다. 빠른 완성과 즉각적 효과를 중시하는 동시대의 시각문화 흐름과 달리, 그는 느림과 축적, 절제와 집중을 예술의 본질적 조건으로 제시했다. 수묵의 필선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라 정신의 기록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 화백의 예술관은 그의 생애 이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전 왼손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사회적 시선을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림에 몰두하게 됐고, 제도권 정규 미술교육이나 특정 스승의 체계적 사사를 거치지 않은 대신, 묵화와 고서, 자연과 실경을 스승 삼아 반복과 체득의 독학 과정을 이어왔다. 이 비정형의 수련 과정은 훗날 그의 작업에 강한 자율성과 독자적 조형 감각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그는 1970년대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8번 연이어 입선했고 중앙미술대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화 화단의 흐름을 뒤흔든 존재로 부상했다. 이후 실경산수 계보를 현대적으로 잇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전통 한국화의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적 공간 구성과 조형 감각으로 화면을 확장해 왔다. 특히 서예 연구를 기반으로 한 필력과 화면 운용은 그의 작업을 지탱하는 핵심 토대로 소개됐다. 그는 그림의 서예를 기초로 하는 연구를 통해 이미지 구성력과 속도감, 붓의 감각을 길렀다고 설명했다.
한류가 대중음악과 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세계적 영향력을 넓히는 현상에 대한 질문에는, 예술의 국제성은 유행이 아니라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장 자기다운 작업, 가장 뿌리 깊은 작업이 결국 세계와 통한다는 것이다. 외형적 현대성이나 서구적 양식의 차용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과 태도가 세계성과 연결된다는 인식이다. 해외 활동 속에서도 자신의 기준을 크게 바꾸지 않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박 화백은 덧붙였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과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효율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예술은 오히려 인간의 호흡과 시간, 집중을 회복하는 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결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과정과 태도를 중시해야 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단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젊은 작가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이는 예술을 직업이기 이전에 수행과 수양의 길로 인식하는 그의 일관된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한류가 대중음악과 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세계적 영향력을 넓히는 현상에 대한 질문에는, 예술의 국제성은 유행이 아니라 본질에서 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장 자기다운 작업, 가장 뿌리 깊은 작업이 결국 세계와 통한다는 것이다. 외형적 현대성이나 서구적 양식의 차용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과 태도가 세계성과 연결된다는 인식이다. 해외 활동 속에서도 자신의 기준을 크게 바꾸지 않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박 화백은 덧붙였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과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효율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예술은 오히려 인간의 호흡과 시간, 집중을 회복하는 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결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과정과 태도를 중시해야 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단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젊은 작가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이는 예술을 직업이기 이전에 수행과 수양의 길로 인식하는 그의 일관된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발생했던 어린이 관람객의 작품 훼손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고가의 작품이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박 화백은 아이가 미술관에서 나쁜 기억을 안고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용서를 택했다.
이 일화와 관련한 질문이 대담에서 다시 나오자 그는 “어린아이는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책임과 처벌보다 성장의 과정과 경험의 의미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이 같은 태도는 작품을 단순한 소유물이나 금전적 가치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시간과 경험, 관계 속에서 살아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그의 예술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 주요 공공 미술관과 여러 기관,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과 미국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그러나 이날 대담에서 확인된 박대성 예술의 핵심은 제도적 성취나 소장 이력보다 더 근원적인 곳에 있었다. 그는 반복해서 작품의 힘은 기교가 아니라 태도에서, 형식이 아니라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 일화와 관련한 질문이 대담에서 다시 나오자 그는 “어린아이는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책임과 처벌보다 성장의 과정과 경험의 의미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이 같은 태도는 작품을 단순한 소유물이나 금전적 가치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시간과 경험, 관계 속에서 살아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그의 예술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 주요 공공 미술관과 여러 기관,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과 미국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그러나 이날 대담에서 확인된 박대성 예술의 핵심은 제도적 성취나 소장 이력보다 더 근원적인 곳에 있었다. 그는 반복해서 작품의 힘은 기교가 아니라 태도에서, 형식이 아니라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대담은 한 거장의 작업 세계를 해설하는 자리를 넘어, 동시대 예술이 무엇으로 설득력을 얻는가를 되묻는 비평적 계기였다. 박대성의 작업이 국제적 공감을 얻는 이유는 한국적 소재의 이국성 때문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몰입과 절제,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진정성이 화면 속 구조와 리듬으로 치환되어 있기 때문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편, 박대성 화백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오는 7월 13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작은 산의 울림: 박대성과 미국 서부 해안(Echoes in the Small Mountain: Park Dae-sung and the West Coast)’을 주제로 한 전시를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통 한국 수묵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세미티의 장대한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미공개 신작이 처음 공개됐다. 이 작품은 작가가 처음으로 한국 밖의 지형을 본격적으로 그린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자연 경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작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또한 약 20년 전 미술관 소장품으로 기증된 초대형 작품 3점이 이번에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동시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박대성 화백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오는 7월 13일까지 약 7개월 동안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작은 산의 울림: 박대성과 미국 서부 해안(Echoes in the Small Mountain: Park Dae-sung and the West Coast)’을 주제로 한 전시를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통 한국 수묵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세미티의 장대한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미공개 신작이 처음 공개됐다. 이 작품은 작가가 처음으로 한국 밖의 지형을 본격적으로 그린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자연 경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작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또한 약 20년 전 미술관 소장품으로 기증된 초대형 작품 3점이 이번에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동시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화백의 작품은 풍경을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거대한 자연을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과 정신적 울림을 화면에 옮기는 데 초점을 둔다. 역동적인 붓질과 실험적인 화면 구성 방식을 통해 자연의 장엄함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한국의 금강산을 그린 대표 작품의 경우, 여러 봉우리로 이어진 산세를 하나의 거대한 암석 덩어리처럼 압축해 표현함으로써 압도적인 인상을 만들어낸다. 전시를 기획한 최윤지 큐레이터는 이를 두고 “파노라마적 마음의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호인 ‘소산(작은 산·Small Mountain)’으로도 알려진 박 화백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전역을 직접 답사하며 명산과 명소를 현장에서 스케치하고 작품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요세미티(2025, Yosemite)’는 이러한 현장 기반 작업 방식이 해외 자연 풍경으로 확장된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금강산을 그린 대표 작품의 경우, 여러 봉우리로 이어진 산세를 하나의 거대한 암석 덩어리처럼 압축해 표현함으로써 압도적인 인상을 만들어낸다. 전시를 기획한 최윤지 큐레이터는 이를 두고 “파노라마적 마음의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호인 ‘소산(작은 산·Small Mountain)’으로도 알려진 박 화백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전역을 직접 답사하며 명산과 명소를 현장에서 스케치하고 작품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요세미티(2025, Yosemite)’는 이러한 현장 기반 작업 방식이 해외 자연 풍경으로 확장된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