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뛰려고 이혼까지 한 브래디…복귀 1년 만에 또 은퇴 선언

슈퍼볼 7회 우승·5회 MVP 등 숱한 기록 남겨
작년 은퇴 번복한 전력 때문에 냉소적인 반응도
MLB 드래프트 경력도…"마지막 몬트리올 지명 선수 떠났다"

톰 브래디. 자료사진.
북미프로풋볼(NFL)에서 정점에 오른 쿼터백 톰 브래디(46)와 패션계의 ‘전설’ 지젤 번천(43) 커플의 이혼 소식은 지난해 미국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뒤흔든 소식이었다. 알아주는 ‘잉꼬 커플’이었던 그들이 갈라선 계기는 브래디의 현역 복귀였다.

NFL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소속 쿼터백인 브래디는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로 더는 이룰 게 없고, 가족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내가 있을 곳은 관중석이 아니다”라며 불과 40여 일 만에 은퇴를 번복했다.

탬파베이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동시에 소유한 구단주 조엘 글레이저의 간곡한 설득에 못 이긴 척 필드에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한 시즌을 더 뛴 브래디가 이번에는 “이번에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은퇴 의사를 밝혔다.

브래디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장황하게 말하지 않겠다. 작년 은퇴 발표를 했을 때 장황한 표현은 모두 사용했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직접 말한 영상을 올렸다.

탬파베이 구단도 ‘#ThankYouTom’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브래디의 등번호 12번을 크게 내걸었다. 글레이저 가문은 “전체 조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그가 우리에게 준 영향력과 추억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수많은 팬은 브래디와 작별을 안타까워한다. NFL 최고의 쿼터백 자리를 이어받을 후계자로 거론되는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는 ‘Greatest Of All Time(GOAT·역사상 최고)’을 뜻하는 염소(goat) 아이콘을 도배했다. 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골잡이 해리 케인도 염소 아이콘과 함께 “엄청난 업적을 남기고 은퇴하는 걸 축하한다. 골프장에서 만나자”고 축하했다.

브래디의 은퇴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만만찮게 많다. 많은 NFL 팬들은 현역 선수로 뛰려고 번천과 이혼까지 한 브래디가 한 시즌 만에 다시 은퇴를 선언한 걸 믿기 힘들다고 말한다. 불과 1년 전에 자신의 말을 뒤집은 전력 때문이다. 브래디가 은퇴를 발표한 트위터 게시글 댓글에는 “이번에는 며칠 만에 다시 돌아오는지 보자”, “내년에도 탬파베이 쿼터백은 브래디가 맡을 것”이라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지난해 폭스스포츠와 거액의 해설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는 10년 총액 3억7천500만 달러의 거액으로, 브래디가 현역 선수로 뛰며 받은 연봉 총액보다 많은 돈이다.

브래디는 NFL에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발자국을 남겼다. NFL 슈퍼볼 최다 우승팀은 6차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 올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피츠버그 스틸러스다. 브래디는 혼자서 7번이나 슈퍼볼 우승을 차지해 ‘팀보다 위대한 선수’라는 평을 받는다.

브래디는 뉴잉글랜드의 6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했고, 탬파베이로 팀을 옮긴 뒤 2021년에 한 번 더 슈퍼볼을 쟁패했다. 이 밖에도 브래디는 슈퍼볼 MVP(5회), 출전(10회), 정규시즌 통산 패싱야드(8만9천214야드), 터치다운 패스(649회) 등 수많은 ‘NFL 최다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도 브래디는 소속팀 탬파베이를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견인했지만, 팀은 플레이오프 첫판인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브래디의 은퇴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의 한 페이지도 저물었다. CBS스포츠는 “브래디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던 마지막 선수가 프로 스포츠계를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몬트리올 구단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을 연고로 2004년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2005년 워싱턴 D.C.로 연고를 이전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재탄생했다. 몬트리올은 1995년 드래프트에서 고교 졸업생 브래디를 포수로 18라운드에 지명했지만, 미식축구를 선택한 브래디는 미시간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당시 브래디를 스카우트했던 존 휴스는 지난 2019년 “브래디는 재능만 보면 2라운드에 뽑을 만했다. 그렇지만 미식축구로 기운 그와의 계약이 어렵다는 걸 모두가 알았기에 18라운드에 뽑혔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수로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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