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지켜줘 고마워요” 베를린 미테구에 손편지 4천여통 전달

미테구의회 의장 "정성어린 손편지 감사…누구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것"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사진 찍는 주민들.
“소녀상을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합니다”(서울 성신여고 이지현)

“정의를 위해 나서주셔서 고맙습니다”(서울 17세 고교생 나서연)

“비록 한국과 독일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한 우리의 마음은 하나인 것 같습니다”(서울 한성여고 이수연)

이런 내용을 담은 고교생들의 손편지 4천여통이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베를린 미테구에 전달됐다. 독일 베를린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19일(현지시간) 프랑크 베르테르만 독일 미테구의회 의장에게 손편지 서울 성북구 고교생들이 쓴 손편지 3천600여통과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가 모은 손편지 350여통 등 4천여통을 전달했다. 이들 손편지는 지난해 10월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 명령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성북구 고교생들이 주축이 돼 쓴 것이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서울의 고교생들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준 시민들에게 보낸 편지”라면서 “평화의 소녀상은 독일 내에서도 2차대전 중 성폭력 등의 피해를 본 여성들에게 침묵을 깰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생이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낸 베를린시민들에게 "정의를 위해 나서줘서 고맙다"며 독일어로 쓴 손편지. 코리아협의회 제공.
프랑크 베르테르만 미테구의회 의장은 “이렇게 정성스럽게 쓰여진 손편지를 받게 돼 영광이고, 여러분의 참여에 감사한다”면서 “구의회에 두고, 누구든 원하는 사람은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이메일도 받았지만, 회의적인 의견도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쟁 중 여성이 당한 성폭력 피해 등을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기념물을 갖게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지난해 9월 25일 베를린 미테구 모아비트 거리에 미테구청의 허가를 받아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지만, 일본 측의 집요한 방해에 지난해 10월 7일 철거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베를린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코리아협의회가 행정법원에 철거 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자 미테구가 철거 명령을 보류하며 한발 물러섰다. 미테구의회는 지난 11월 7일 철거명령 철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독일 미테구청 앞에서 프랑크 베르테르만 미테구의회 의장에게 한국에서 온 손편지 4천여통을 전달했다.
미테구의회는 지난 3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을 미테구에 영구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때까지 소녀상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 자리에 설치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에 청원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