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기업, 아동 정신건강 해악 책임 묻는 재판 미 전역서 본격 돌입

‘중독 설계·아동 보호 실패’ 쟁점으로 법정 공방 본격화

각종 소셜미디어 앱들. 자료사진.
미 전역에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아이들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대규모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고 AP가 19일 보도했다. AP는 그동안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자사 서비스가 아이들에게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 책임을 부인해 왔지만, 이제는 실제 법정에서 배심원들의 판단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핵심은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설계됐고, 그 결과 우울증이나 섭식장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또한 아이들이 성범죄자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콘텐츠에 노출됐는데도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막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쪽은 개별 가정뿐 아니라 학교 교육구, 주정부, 연방정부까지 다양하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와 뉴멕시코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 미국 곳곳에서 비슷한 재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과거 담배 회사나 강력 진통제 제조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과 비교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 중인 재판은 소셜미디어 기업이 아동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배심원이 직접 판단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20세 청년 한 명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소셜미디어에 깊이 빠지면서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앞으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기업 최고경영자가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는 13세 미만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중독성을 통해 이용 시간을 늘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뉴멕시코에서는 주 검찰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실제로 아이인 척 계정을 만들어 활동한 결과, 성적인 접근과 메시지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측은 더 강력한 나이 확인 제도와 유해 이용자 차단, 아이들에게 해로운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 측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 왔으며, 모든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올여름에는 여러 지역의 공립학교 교육구들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한 또 다른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학교 측은 소셜미디어 중독이 학생들의 학습 집중력과 정서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이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약물 중독과 유사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여전히 정신 건강 피해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중독’이라는 표현 사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학교, 정치권에서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청소년 이용 확대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소송들은 항소와 합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판 결과에 따라 소셜미디어 기업의 책임 범위와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뀔 수 있어, 미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