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애슬레틱,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 특집기사 게재
“토트넘과의 10년 여정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완성”
디애슬레틱은 이 상징적인 순간이 “손흥민이 곧 토트넘이고, 토트넘이 곧 손흥민”이라는 구절로 응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이 상징성을 이해했던 인물이 당시 감독이던 안제 포스테코글루였다.
포스테코그루 감독은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유로파리그 여정의 중심으로 삼았어요. 그는 토트넘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으니까요. 훌륭한 선수였지만 결정적인 ‘우승’이라는 퍼즐 조각이 부족했죠.”라고 밝힌 바 있다.
결승전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포스테코글루는 선수들에게 말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 손흥민에 대한 평가도, 토트넘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달라진다.” 선수들은 손을 위해 뛰었고, 곧 토트넘과 손 사이의 경계는 완전히 사라졌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첫 만남은 2015년이 아니라, 2012~13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함부르크에서 뛰던 손흥민은 영국 클럽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사우샘프턴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역습, 양발 활용, 다이내믹함”을 갖춘 손의 영입을 원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한 시즌 미루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이듬해, 포체티노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영입 책임자 폴 미첼이 합류하면서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을 지켜본 토트넘은 빠르게 영입을 결정했고, 8월 28일, 약 2,900만 달러(당시 2,200만 파운드)에 이적이 성사됐다. 미첼은 그 이적을 “내 커리어 최고의 투자 중 하나”라고 회고했다.
손흥민의 첫 시즌은 쉽지 않았다. 맨시티전에서 발바닥 근막을 다친 이후 부진에 빠졌고, 리그 선발 출전은 단 13경기에 그쳤다. 시즌 종료 후, 독일 복귀설이 나왔고 손 본인도 “감독에게 불편함을 털어놓으며 이적을 요청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포체티노는 손에게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며 설득했고, 손은 잔류를 결정했다. 그리고 2016년 9월, 스토크시티전 멀티골을 시작으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미들즈브러, CSKA 모스크바, 맨시티전 연속 골은 손의 부활이자, 본격적인 토트넘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손흥민의 전성기는 길었다. 2016년부터 6년 이상, 꾸준히 월드클래스 반열을 유지했다. 속도, 양발 활용, 예측 불가능한 슈팅, 그리고 중요한 경기에서의 결정력이 빛났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은 어려운 경기, 중요한 골의 사나이였다”고 평가했다.
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골들이 있다. 왓포드전 89분 결승골(2016), 도르트문트전 챔스 골(2017, 2019),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첫 골(2019), 맨시티전 챔스 8강 1차전 결승골 및 2차전 멀티골(2019), 부러진 팔로 멀티골 기록한 아스톤 빌라전(2020), 팬 없는 경기장에서 아스널·시티전 선제골(2020) 등이다. 가장 눈부신 시즌은 2021-22시즌이었다. 리그 23골로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이 특별했던 건 축구 실력만이 아니었다. 토트넘과 한국을 오갈 때마다 팀 동료들에게 정성스러운 선물을 준비하고, 팬들에게도 늘 따뜻하게 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한다. 리더의 자질은 그가 얼마나 팀을 하나로 묶는지에서 나온다”고 했다.
2023년, 케인과 요리스가 떠난 후,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그리고 손은 “신인 같은 자세”로 훈련에 임하며, 팀을 하나로 묶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비록 마지막 시즌 후반엔 부상으로 중요한 경기들을 놓쳤지만, 결승전이 열리기 전, 감독은 다시금 강조했다. “우리가 손흥민을 위대했던 토트넘 선수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위치에 올려줄 수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영광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결승전 이후 손흥민의 눈물은 더욱 의미 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그의 여정은 클럽의 역사와 함께 정점에 올랐다. 떠나는 순간까지도, 손흥민은 ‘토트넘’ 그 자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는 축구보다 더 큰 존재입니다. 그는 사람이었고, 공동체였고, 희망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10년간 한결같았던 그 미소, 겸손함, 그리고 골 뒤의 환희는 이제 영원히 토트넘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손흥민이 남긴 마지막 장면은 단순한 작별이 아니라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완성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