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축구협회 "팀·선수 움직임 지지”
협회, 관련 단체 '집단 보이콧'도 고려
손흥민(29)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보자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이 소셜 미디어 보이콧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영국 더선은 12일(현지시간) “손흥민이 최근 온라인 인종차별에 시달리면서 토트넘이 소셜 미디어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소셜 미디어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전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 이후 맨유 팬들의 비난 대상이 됐다.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와의 경합에서 반칙을 당해 맨유의 골 취소를 유도했는데, 분노한 맨유 팬들이 손흥민이 과도한 연기를 했다며 악플을 퍼부은 것이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인종차별적 발언이 쏟아졌다. 이에 토트넘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고, 추가 대응을 강구 중이다.
축구계가 인종차별에 연일 몸살을 앓고 선수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무분별한 비난에 노출되는 가운데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며 ‘소셜 미디어 보이콧‘은 하나의 움직임이 되어가는 양상이다.
프랑스 출신의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가 지난달 차별 대응 조치가 나올 때까지 소셜 미디어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최근엔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의 스완지시티,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등도 선수의 인종차별 피해에 일주일간 소셜 미디어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최근 EPL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이어지면서 이에 맞서는 의미로 일주일 사용 중단에 동참했는데, 이번엔 자신이 피해자가 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인종차별에 맞서 소셜 미디어 ‘집단 보이콧‘ 가능성을 거론했다. FA 관계자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표시로 소셜 미디어 활동을 중단하는 클럽과 선수들의 개별 행동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하며, 다른 단체들과 관련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화를 위한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되면 잉글랜드 내 축구 관련 단체들의 소셜 미디어 집단 보이콧도 고려 대상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 회사들은 자신들 역시 축구계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트위터는 CNN의 관련 질의에 “최근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는 트윗은 삭제하는 등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위터에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 팬, 선수를 비롯한 모두가 안전하게 축구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무에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페이스북 역시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이 ‘혐오스럽다‘며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일이 생기기를 원치 않는다. 규정을 위반한 여러 글과 계정을 삭제했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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