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 선배’ 클린스만 감독 데뷔전서 ‘멀티골’…콜롬비아전 2-2 무승부

최장 기간 주장 손흥민, A매치 통산 36·37호골로 한국 남자 선수 중 역대 3위

24일 오후(한국시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뒤 새 사령탑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클린스만호 1호골’을 포함한 멀티 득점에도 남미 콜롬비아와 아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4일 오후(한국시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0분과 전반 47분 터진 손흥민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다가 후반 2분 하메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3분 뒤 호르헤 카라스칼에게 연달아 실점해 결국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12월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1-4 패) 이후 한국 대표팀이 치른 첫 A매치였다. 아울러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한국(25위)보다 높다. 이날 무승부에도 역대 국가대표팀 상대 전적에서는 4승 3무 1패로 우리나라의 우위는 이어졌다.

벤투호에 이어 클린스만호에서도 ‘캡틴’의 중책을 맡아 대표팀에서는 역대 최장기간인 4년 7개월째 주장으로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토트넘 선배’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에서 팀 득점을 모두 책임지며 제 몫을 했다.

아울러 자신의 109번째 A매치에서 36, 37호골을 기록해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58골·FIFA 기준 55골),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50골)에 이어 역대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개인 득점 순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콜롬비아를 상대로는 최근 3경기 연속골(5골)을 터트리며 강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클린스만 감독과 첫발을 뗀 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이어간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0-0 무승부)에서 맞붙었던 우루과이와는 넉 달 만에 재격돌한다.
경기 보는 클린스만 감독.
3만5천727명의 관중으로 가득 찬 가운데 열린 이날 경기는 콜롬비아 대표팀이 늦게 도착한 바람에 예정보다 21분 늦은 시간에 킥오프했다. 카타르 월드컵 멤버 위주로 1기 소집명단을 채운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전북)을 공격 선봉에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2선에는 손흥민이 조규성 아래에 서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재성(마인츠)이 좌우에 배치됐다. 중원에서는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호흡을 맞추며 공수 연결 고리 구실을 했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김태환(울산)으로 꾸렸고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콜롬비아에서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황인범과 함께 뛰는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포르투(포르투갈) 미드필더 마테우스 우리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의 공격수 라파엘 산토스 보레 등이 선발로 나섰다.

균형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깨졌다. 콜롬비아 수비수의 패스 실수를 틈타 공을 잡은 손흥민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 차, 볼 처리를 위해 골키퍼가 비워놓았던 콜롬비아 골문을 열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후 김진수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전반 19분 보레의 헤딩 슈팅 때 경합을 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한 김진수는 잠시 다시 뛰었으나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고, 전반 24분 이기제(수원)가 투입됐다.

한국은 전반 27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때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0분에는 손흥민이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 개인기로 돌파한 후 내준 공을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이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수비 맞고 코너 아웃됐다.

전반 38분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공을 빼앗고 나서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이 수비수 카를로스 쿠에스타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애초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이후 반칙이 페널티지역 밖에서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라 프리킥으로 바뀌었고, 이기제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을 골키퍼가 몸을 던져 쳐냈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 정면 프리킥 찬스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벽 사이로 오른발로 차 추가골을 뽑고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공중볼 다투는 김민재.
후반 들어서자마자 5분 만에 한국의 리드가 사라졌다. 후반 2분 만에 디에고 발로예스가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김민재의 수비를 뚫고 내준 공을 로드리게스가 골문 정면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3분 뒤에는 다니엘 무뇨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르게 공을 몰고 간 뒤 역시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배달하자 카라스칼이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차분하게 차 넣었다.

순식간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클린스만 감독은 활동량이 많았던 조규성과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을 후반 15분 빼고 오현규(셀틱)와 이강인(마요르카)을 그 자리에 그대로 넣어 전열을 재정비했다. 후반 24분에는 이재성, 알사드 정우영을 나상호(서울), 손준호(산둥 타이산)로 바꿨다.

콜롬비아도 1분 뒤 로드리게스와 보레를 불러들이고 혼 두란과 혼 아리아스를 내보내는 등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했다. 후반 38분에는 베테랑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까지 투입해 승부를 보려했다. 하지만 양 팀의 골문은 더는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43분 오현규가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왼발로 슈팅한 공이 골키퍼는 지나쳤으나 수비수에게 걸리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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