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빅클럽‘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을 선언하면서 소속 구단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손흥민(29)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도 ESL 창단 멤버로 이름을 올린 만큼, 그의 대표팀 경기 출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소속 12개 프로축구 구단은 18일(현지시간) ESL 창설을 발표했다. 빅클럽들의 주관하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대체하는 별도의 리그를 만들겠다는 게 ESL의 골자다. 창단 멤버인 15개 구단과 그 외 출전 자격을 얻는 5개 구단이 매 시즌 주중 대회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UEFA를 비롯한 각국의 축구협회와 리그 사무국 등은 즉각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UEFA는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 축구협회와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과 함께 성명을 내고 “(슈퍼리그)는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며 “대회가 창설된다면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연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FIFA와 6개 대륙연맹이 발표했듯,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국내외 리그나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될 것이다. 또 해당 구단에 속한 선수들은 자국 국가대표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EFA가 언급한 FIFA와 6개 대륙연맹의 성명은 올해 1월 21일에 나왔다. 당시 슈퍼리그 창설에 대한 이야기가 돌자 FIFA는 “FIFA나 각 연맹은 이 같은 대회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대회에 속한 구단과 선수들은 FIFA와 각 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런데도 구단들이 입장을 고수하자 UEFA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차게 출범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워낙 축구계의 반발이 거세 ESL이 계획대로 막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UEFA 등은 “이 사태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할 것이다. 축구는 개방된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후 추이에 따라 FIFA와 UEFA의 입장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는 다수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뛸 기회를 박탈당한다. 토트넘이 ESL에 나서고 손흥민이 팀에 잔류한다면, 한국 대표팀은 ‘캡틴‘을 잃을 위험도 있다. 손흥민이 월드컵 등에 나서지 못하는 건 대표팀 입장에서 매우 큰 타격이다.
한국뿐 아니다. 토트넘 외에 AC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ESL 참가 의사를 밝혔다.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이집트) 등도 국가대항전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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