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팬‘ 앞에서 공을 던진다. 올해 첫 등판에서는 타석에 설 기회도 얻는다. 허리 통증으로 조금 늦게 2021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김광현은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은 등판 하루 전인 16일 화상 인터뷰를 했다. 그는 1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김광현은 “수용 인원의 100%는 아니지만, 관중석에 팬들이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설렌다. 재밌을 것 같다“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더 많은 관중 앞에서 투구하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가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러 김광현은 팬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기간에도) 홈 경기에서는 야구 경기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팬들이 오시니 확실히 작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며 “(지난해 7이닝 더블헤더를 많이 치렀는데) 올해는 9이닝 경기를 계속하니까, 더 ‘정식 경기‘를 치르는 기분이다.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면서 ‘빨리 마운드에 올라가서 내가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 3선발로 낙점된 김광현은 시범경기 기간에 허리 통증을 느꼈고, 부상자 명단에 오른 채 정규시즌 개막(4월 2일)을 맞았다. 김광현은 3차례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투구 수를 86개까지 늘리며 빅리그 등판 준비를 마쳤다. 김광현은 “기존 선발들이 3차례 정도 등판한 상황이다. 그만큼 내가 빠져 있었으니,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며 “타석당 투구 수를 줄여가며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 건강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투구 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KBO리그에서도 어느 순간 ‘선발은 6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졌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르고, 이동 거리도 긴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투수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며 “적은 투구 수로 많은 이닝을 던질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고 재차 ‘많은 이닝‘을 강조했다.
올해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경기를 치를 때 타석에도 선다. 지난해는 선수 부상 방지를 위해 내셔널리그에서도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 투수가 타석에 설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를 쓰지 않는다.
김광현은 “타석에 서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웃으며 “그런데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맷 무어)다. 내가 투수 공에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자가 없으면 자신 있게 스윙해보겠다“고 했다. KBO리그에서 김광현은 3번 타석에 섰고,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올렸다.
김광현은 “타격 훈련할 때 동료들이 내야만 벗어나는 타구를 보내도 ‘잘 친다‘고 하더라. 그만큼 너무 못 친다“고 웃었다. 김광현이 웃음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안도한다. ‘건강‘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끼며 2021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이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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