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양현종, 선발 데뷔전서 불꽃투

8K 결정구는 체인지업 5개
슬라이더 2개·속구 1개

미네소타 상대로 MLB 선발 데뷔전 치른 양현종.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역사상 최고령(만 33세 65일) 선발투수 데뷔전을 치른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닥터 K’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현종은 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빼앗고 1실점으로 호투했다. 홈런 1개 포함 안타 4개를 맞고 볼넷 1개를 준 양현종은 1-1로 맞선 4회말 1사 만루에서 강판했다.

배턴을 받은 존 킹이 후속 두 타자를 땅볼로 잡아내 불을 끄면서 양현종의 자책점은 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약간 올랐다. 이전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 각각 4⅓이닝씩 던진 것보다는 짧았지만, 탈삼진 쇼를 벌이며 선발 투수로서 팽팽한 경기를 끌어간 점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투구 분석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를 보면, 양현종은 빠른 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4개 구종으로 미네소타 8명의 우타자와 맞섰다. 전체 66개의 공 가운데 직구가 25개(38%)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을 24개(36%) 던졌다. 이어 슬라이더 15개(23%), 커브 2개(3%) 순이었다.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 빠른 볼인지 체인지업인지 알 수 없던 미네소타 타자들은 연방 선풍기를 돌렸다. 4번 카일 갈릭과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내준 5번 미치 가버 등 2명을 상대로 만 삼진을 못 잡았고, 선발 라인업에 든 7명에게서 삼진 8개를 뽑았다. 호르헤 폴랑코가 연타석으로 삼진을 당해 양현종에게 힘을 줬다.

MLB 선발 투수 데뷔전에서 탈삼진 쇼를 벌인 양현종.
아메리칸리그 팀 득점 4위를 달리는 미네소타 타선을 상대로 양현종은 체인지업으로 5번, 슬라이더로 2번 삼진을 낚았다. 1회 거포 조시 도널드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보낸 결정구는 시속 91마일짜리 빠른 볼이었다. 탈삼진은 훌륭했으나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고전한 건 숙제로 남았다. 양현종은 3회 2사 후 두 번째로 만난 미네소타 톱타자 바이런 벅스턴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았고, 4회 선두 넬슨 크루스에게 중전 안타, 갈릭에게 좌익수 쪽 인정 2루타를 거푸 허용했다.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이 다른 계약)을 한 양현종은 개막전 로스터에서 탈락한 뒤 어렵사리 기회를 얻어 빅리거가 됐다. 구원 등판에서 안정적인 투구로 마침내 선발 투수 승격의 기쁨을 맛본 양현종이 계속 텍사스 선발진에 남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