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중독 가능성, 증오범죄 판단 일러"
총 8건 살인 및 1건 가중폭행 혐의로 재판 회부
경찰·FBI 공조 수사…“플로리다 추가범행 계획”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를 수사당국이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성중독이나 증오범죄 가능성 등 사건 동기와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틀랜타 경찰과 시 당국은 17일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면서 자신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롱은 자신이 성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유발됐다는 초기 징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롱은 마사지숍을 자주 찾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총격을 저지른 가게를 찾았던 것인지는 당국이 밝히지 않았다. 당국자들은 롱이 총격 사건 피해업소나 이와 유사한 업체들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또 롱이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플로리다로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총격범의 동기와는 상관없이 이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사건은 혐오스럽고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롱의 범죄 동기로 성중독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이를 비판하며 증오범죄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계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하원의원은 이날 “우리는 인종적 동기에 의한 아시아·태평양계(AAPI)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 중독으로 변명하거나 다시 이름을 붙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한 곳과 애틀랜타 시내의 스파 두 곳에서 연쇄 총격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이어 애틀랜타 시내 스파에서는 4명이 숨졌다. 스파 2곳의 사망자 4명은 한인 여성으로 파악됐다.
체로키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중국계 2명이 마사지숍 총격 희생자에 포함됐다. 부상자 1명은 현재 병원에서 안정된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수사 당국은 롱에게 8건의 살인과 1건의 중상해를 저지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체로키 카운티 경찰은 롱에 대해 4건의 살인 및 1건의 가중폭행 혐의로 전날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체로키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애틀랜타 경찰도 그에게 4건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이번 수사에는 연방수사국(FBI)도 투입돼 경찰과 연방 당국의 공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국은 용의자의 차에서 총을 발견했으며 현장에서 발견한 유일한 무기류라고 말했다.
체로키 카운티 경찰과 애틀랜타 시 경찰, FBI가 롱을 면담 조사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당국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면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롱이 추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잡힌 것은 부모의 신속한 신고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전날 사건 발생 직후 롱의 부모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에 연락해 차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가 설치돼 있다고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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