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입성 성공한 이재명, 국회 입성→당권→대권 ‘문의 길’ 가능할까

수도권 전패 기류서 김동연 '기사회생'에 최소한 명분 확보 관측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떠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석패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보궐선거와 함께 6·1 지방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이 위원장의 당선은 ‘홀로 생환’이자 ‘상처뿐인 승리’로 굳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자신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를 수성하게 되면서 최소한의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 두 곳을 내준 데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패배하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선도 여전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이 위원장은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가량 두문불출하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후보로 나서면서 정치 일선에 조기 복귀했다.

당시 이 위원장의 출마를 두고 여권에서는 검찰·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 출마’라는 비판이 나왔고 당내에서도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사수하는 데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이재명 역할론’이 부상하며 이 위원장은 결국 출마로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선거가 시작되자 이 위원장은 기대와 달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치 신인’인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탓에 선거운동 대부분의 시간을 인천에서 보내는 등 사실상 발이 묶인 형국이 됐고, 오히려 당 지도부로부터 인천 지원 유세를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우여곡절을 거치긴 했지만 ‘0선 한계’를 벗고 원내 진출을 이뤘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의 정치활동 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시행된 1일(한국시간)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앞으로 여의도를 기반으로 하는 활동 하나 하나가 차기 대권으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으로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밟았던 ‘대선패배→원내입성→당권→총선 승리→대권’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따라가려는 듯한 모양새를 내비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조만간 열리는 전대에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 위원장은 경기도에서의 역전승을 발판으로 삼아 당내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후보가 천국과 지옥을 오간 끝에 신승하긴 했지만 수도권에서 당초 기대했던 ‘이재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은 이 위원장으로선 향후 보폭을 제약하는 아픈 대목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친문 그룹을 중심으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위원장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세균계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경기지사 선거 역전이 일어나기에 앞서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경기도 승리로 수도권 대참패라는 ‘오명’은 가까스로 피한데다 당내에 마땅히 자신을 대체할만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매개로 입지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여곡절을 거치긴 했어도 원내 입성에 성공한 만큼 당분간 이 위원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혀가는 것은 이 위원장 본인의 역량에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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