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년여만에 금리 0.25%p 인상…추가로 6회 인상 시사

물가 전망치 크게 높이고 성장률 낮춰…"우크라 사태가 물가상승 압력"
파월 의장 "이르면 5월부터 자산 축소 시작"…양적 축소 본격화 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6일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자료사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올해 남은 6번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하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고용 안정 기조 속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물가잡기에 방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고, 마지막 인상은 2018년 12월이었다. 그러다 2019년 7월부터 다시 금리를 내렸고 2020년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줄곧 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파격적으로 낮췄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연준이 별도로 공개한 것을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9%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경우 6번 모두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작년 9월에는 연준 위원의 절반만이 올해 기준금리 1〜2회 인상을 예상했고, 그해 12월엔 대부분이 2〜4회 인상을 고려했다. 올 들어선 연준이 5회 이상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일자리가 안정된 반면 최근 물가 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직전인 작년 12월 전망치 2.6%를 크게 상회하는 4.3%로 올렸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큰 폭으로 초과하는 수준이다.

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로 직전보다 1.2%포인트나 내렸지만,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 3.5%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일자리 성장세가 최근 몇 달간 강력했고 실업률도 떨어졌다며 “물가는 상승 기조를 유지했는데 이는 전염병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력과 관련된 수급의 불일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엄청난 인적,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고 경제활동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또 “다가오는 회의에서 국채와 기관 부채,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머지않아 양적 긴축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5월부터 자산 축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미 국채와 MBS 등을 대거 사들여 현재 보유자산이 9조달러에 이른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투표권을 행사한 위원 9명 중 8명이 찬성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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