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저격 안중근 역…"좌절·고뇌 등 인간적 면모에 중점"
"독립운동 밑거름에 관한 영화…아이 크면 보여줄 것"
“안중근 장군이 처형당하는 장면이 이 작품의 마지막 촬영 신이었어요. 찍고서 거의 오열을 한 것 같아요. 어깨에 짊어진 압박감을 비로소 내려놓는 것 같았거든요.”
19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영화 ‘하얼빈’ 주연 배우 현빈은 크랭크업 당시가 떠오른 듯 다시 한번 감정이 벅차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는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위해 고난의 여정을 걷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눈밭과 진창을 구르며 일본군과 맞서 싸우고 영하 40도의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몽골 홉스골 호수를 끊임없이 걷는 등 강행군 촬영 끝에 나온 작품이다.
그러나 현빈은 “체력보다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영화”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야 하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빈은 처음엔 우 감독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다.
“워낙 존재감과 상징성이 큰 분이어서 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고사한 뒤에도 감독님이 조금씩 수정한 시나리오를 계속 보여주면서 설득하시더라고요. 저도 어느 순간 호기심이 생겼죠. 제가 연기자로 살면서 안중근 장군을 연기할 날이 또 올까, 이렇게 훌륭한 인물을 연기해보는 것도 큰 영광이고 기회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빈이 연기한 안 의사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영웅 안중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자신의 판단 착오로 동료를 잃은 뒤 홀로 걸어가는 그는 쓸쓸해 보이기 그지없고, 거사를 앞두고 방 한구석에 웅크려 앉아 있는 그에게선 고뇌와 고독감이 느껴진다.
현빈은 “안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까지 한 인간으로서 좌절과 고민, 미안함, 죄책감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분이 남긴 말과 글을 토대로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를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당하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빈의 눈빛과 숨소리를 통해 결연한 의지가 전달되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을 앞둔 공포 역시 전해진다.
현빈은 이 장면을 소화하는 동안 두려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 “(집행용) 두건을 얼굴에 쓰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남은 동지들에게 모든 짐을 넘기고 떠나야 했던 안중근 장군의 심정이 상상돼 저도 덩달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자신은 이 험난한 여정에서 빠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광복을 위해 계속해서 애써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이런 안 의사의 마음은 현빈이 영화 말미에 호수 위를 걸으며 읊조리는 내레이션에도 담겨 있다. 10년, 20년, 100년 동안 힘을 합쳐 싸우면 언젠가는 나라를 되찾을 것이란 내용이다.
현빈은 “하얼빈 의거가 있고 나서도 35년이 지나서야 광복을 맞지 않았느냐”며 “‘하얼빈’은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영화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시작과 밑거름에 관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얼빈’의 포커스가 안 의사에게 맞춰져 있긴 하지만,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최재형(유재명), 이창섭(이동욱), 공부인(전여빈) 등 다양한 캐릭터에 고루 무게감이 분산된 이유도 안 의사뿐만 아니라 그의 동지 모두를 비추기 위해서다.
현빈은 “만약 우덕순이 거사를 실행했다면 지금 우리는 우덕순만을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안중근 장군뿐만 아니라 그 옆에 있던 수많은 동지와 이들의 희생”이라고 힘줘 말했다.
“일상을 살다 보면 중요한 역사도 잊게 되잖아요. 이런 시대극이 다시 한번 역사를 기억하게 해주고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주는 만큼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하얼빈’을 보여줄 거예요. 아빠가 네 옆에 없던 동안 이렇게 훌륭한 분을 연기하고 있었다고 말해주려 합니다.”
19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영화 ‘하얼빈’ 주연 배우 현빈은 크랭크업 당시가 떠오른 듯 다시 한번 감정이 벅차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는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위해 고난의 여정을 걷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눈밭과 진창을 구르며 일본군과 맞서 싸우고 영하 40도의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몽골 홉스골 호수를 끊임없이 걷는 등 강행군 촬영 끝에 나온 작품이다.
그러나 현빈은 “체력보다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영화”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야 하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빈은 처음엔 우 감독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다.
“워낙 존재감과 상징성이 큰 분이어서 제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고사한 뒤에도 감독님이 조금씩 수정한 시나리오를 계속 보여주면서 설득하시더라고요. 저도 어느 순간 호기심이 생겼죠. 제가 연기자로 살면서 안중근 장군을 연기할 날이 또 올까, 이렇게 훌륭한 인물을 연기해보는 것도 큰 영광이고 기회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빈이 연기한 안 의사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영웅 안중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자신의 판단 착오로 동료를 잃은 뒤 홀로 걸어가는 그는 쓸쓸해 보이기 그지없고, 거사를 앞두고 방 한구석에 웅크려 앉아 있는 그에게선 고뇌와 고독감이 느껴진다.
현빈은 “안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까지 한 인간으로서 좌절과 고민, 미안함, 죄책감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분이 남긴 말과 글을 토대로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를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당하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빈의 눈빛과 숨소리를 통해 결연한 의지가 전달되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을 앞둔 공포 역시 전해진다.
현빈은 이 장면을 소화하는 동안 두려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 “(집행용) 두건을 얼굴에 쓰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남은 동지들에게 모든 짐을 넘기고 떠나야 했던 안중근 장군의 심정이 상상돼 저도 덩달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자신은 이 험난한 여정에서 빠지지만, 다른 사람들은 광복을 위해 계속해서 애써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이런 안 의사의 마음은 현빈이 영화 말미에 호수 위를 걸으며 읊조리는 내레이션에도 담겨 있다. 10년, 20년, 100년 동안 힘을 합쳐 싸우면 언젠가는 나라를 되찾을 것이란 내용이다.
현빈은 “하얼빈 의거가 있고 나서도 35년이 지나서야 광복을 맞지 않았느냐”며 “‘하얼빈’은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영화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시작과 밑거름에 관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얼빈’의 포커스가 안 의사에게 맞춰져 있긴 하지만,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최재형(유재명), 이창섭(이동욱), 공부인(전여빈) 등 다양한 캐릭터에 고루 무게감이 분산된 이유도 안 의사뿐만 아니라 그의 동지 모두를 비추기 위해서다.
현빈은 “만약 우덕순이 거사를 실행했다면 지금 우리는 우덕순만을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안중근 장군뿐만 아니라 그 옆에 있던 수많은 동지와 이들의 희생”이라고 힘줘 말했다.
“일상을 살다 보면 중요한 역사도 잊게 되잖아요. 이런 시대극이 다시 한번 역사를 기억하게 해주고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주는 만큼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하얼빈’을 보여줄 거예요. 아빠가 네 옆에 없던 동안 이렇게 훌륭한 분을 연기하고 있었다고 말해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