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옵티머스 창업자 “옵티머스 사태는 ‘모피아’가 계획한 투자 사기극”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경영권 강탈당해…몸통은 나 아닌 모피아”
“권력형 게이트 만들기 위해 나를 이용...8월말 경 한국 들어가 증언할 계획”​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표는 8월 말 한국에 들어가 모든 내용을 증언할 것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사진 최정현 기자]

“옵티머스 사태는 ‘모피아’가 개입한 계획적인 투자 사기이며, 이 과정에서 법조 카르텔과 연계된 사건이라는 것이 본질이다. 이 점은 외면하고 국민의힘 등 야당과 보수 언론은 투자 사기와 아무 관련이 없는 나를 끌어들여 권력형 게이트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불거진 투자 사기 사건에 대해 이혁진 전 대표는 자신이 핵심으로 지목 받은 것에 대해 강한 목소리로 항변했다.  

지금은 베이 지역에 거주하며 김치 사업을 하고 있는 이혁진 대표를 만나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혁진 전 대표는 우선 옵티머스 사태로 구속된 김재현과의 관계에 대해 “홍동진 옵티머스 PEF본부장의 소개로 김재현 대표를 만났고, 각자 펀드를 운영하는 공동대표로 회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배후에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있었고, 김 대표가 회사에 들어올 때부터 경영권을 빼앗으려 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재현이 옵티머스 대표로 있긴 했지만 실세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다. 실제 대주주가 됐고, 경영권을 뺏는 과정에서도 경기고 동문이자 친구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고문으로 앉히고 함께 금융당국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렇게 경영권을 뺏기듯이 쫓겨났는데 나를 옵티머스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70억 횡령 사건과 관련해서는 “옵티머스 대표로 재직시 자본금은 30억이 채 되질 않았다. 있지도 않은 돈을 어떻게 횡령하나.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혁진 전 대표는 법조계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그는 “2018년 전파진흥원 투자와 관련해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금감원, 검찰, 경찰에 진정을 냈었다. 하지만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고 무혐의 처리 됐다. 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뒤 관련증거들도 검찰에 제출했지만 대대적인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나에 대한 성범죄 사건도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 항소했지만 이것도 기각됐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옵티머스 고문단에 있었던 점, 양호씨가 법부법인 주원의 고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법조계와의 연결고리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현 여권 실세들과의 연관설에 대해서는 “2009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할 때 금융당국의 이해 못할 규제가 많았다. 금융제도 개혁이 절실함을 느꼈고, 정치를 통해 바꿔야 겠다는 생각으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을 찾아갔다. 당의 공천을 받아 총선 출마 기회도 얻어 2012년 서울 서초갑에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 시기에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해 정치인들과 많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몇 장의 사진을 가지고 옵티머스 사태를 권력형 게이트로 몰아가려는 것은 야당과 보수 언론의 정치 공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석 전 실장은 한양대 동문인대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어 수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임 전 실장과는 깊은 관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는 기소중지 사실에 대해 “미국에서 지내며 어떤 법적 통보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지난해 옵티머스 사태로 나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에도 마찬가지 였다”라며 “내가 도피생활을 한다면 왜 언론들과 인터뷰에 응했겠나. 나는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한국에 들어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8월말 쯤 한국에 들어가 모든 사실을 밝히고 증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이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범죄인인도 청구에 대해서도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혁진 대표는 “한국 검찰은 지금이라도 양호씨를 소환해 조사해야 하며 사라진 5000억원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자금 추적을 해야할 것”이라며 “양호씨와 함께 모피아의 핵심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불법이 드러나면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혁진 대표는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을 위한 신속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안전하고 위험성이 낮은 국공채 수준의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투자는 비상장 기업 등 부실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에 손실을 본 것”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이 원금 100%를 돌려주기로 했다고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투자자들에게 배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혁진 대표가 주장했던 양호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최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일보는 26일(한국시간) 단독기사로 검찰이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24일 소환조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언론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실질적 고문 역할을 한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함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내용의 보도를 이어갔지만 이 전 부총리에 대한 소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현 기자
editor@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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