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생가서 윤석열에 욕설·몸싸움…”반역자 꺼져라”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감내할 것"

윤석열, 험난한 박정희 생가 방문.
“반역자 꺼져라”, “어디라고 함부로 오느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탄 차가 17일(한국시간) 오전 10시께 경북 구미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하자 여기저기서 거친 말들이 쏟아졌다. 차에서 내린 윤 전 총장이 추모관으로 향하자 수행원과 경찰, 보수단체 회원과 우리공화당 관계자 등 수백 명이 뒤엉켜 몸싸움이 시작됐다.

소란 속에서 약 50m를 걸어 추모관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내외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고개를 숙였다. 잠시 생전 박 전 대통령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들러본 그는 별다른 말 없이 추모관을 나섰다.

차로 돌아가는 길은 더 험난했다. 보수단체 회원 등의 거센 항의에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우산조차 쓰지 못했다. 차에 탈 때 양복은 빗물로, 얼굴은 땀과 빗방울로 뒤범벅되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차를 에워싼 가운데 그를 태운 차는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다음 행선지인 영덕시장으로 떠났다.
윤석열 방문 막아선 보수단체 회원들.
윤 전 총장이 생가에 머문 시간은 10여 분 남짓이었지만, 현장에는 그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보수단체 회원과 우리공화당 관계자 100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자유를’,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물러가라’ 등 내용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생가 진입로를 막아섰다.

윤 전 총장 수행팀은 사전 리허설을 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엠블런스가 현장에 대기했다. 경찰 100여 명은 차량 도착 지점부터 추모관까지 줄지어 서서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비상 상황을 방불케 했다. 윤 전 총장 도착 후 현장은 수백 명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됐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오후에 포항 북구 당협을 찾은 그는 “제가 검찰에 재직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했기 때문이다”며 “그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그 부분은 감내해야 할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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