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이준석 배제’ 선대위 해체·재건…”다시 시작”

김 결별 공식화·이 합류 선그어…"2030 주도 철저한 실무형 선대본부"
김종인 "뜻 안맞으면 헤어지는 것" 사의…윤 "변화한 모습 보일 것"
"이 당대표 역할 기대, 윤핵관 걱정 끼치지 않을 것"…선거운동 재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한국시간)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해산하고 ‘백지 위 재건’을 선언했다. 대선을 63일 앞두고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복귀에 선을 그으면서 ‘홀로서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선대위 해체 및 전면 쇄신을 선언했다. 비대한 기존 조직을 허물고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로 초슬림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대책기구와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달간 선거 캠페인을 총지휘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선대위 해산’ 회견을 앞두고 연합뉴스 통화에서 “뜻이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자진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의 결별 배경과 관련해 “선대위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이 있는 실무형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김 위원장의 ‘연기’ 발언에 대해선 “캠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조언을 수용해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신 거지, 후보를 비하하는 듯한 입장에서 하신 말씀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빠진 선대위를 선거대책본부로 재편하고 선대본부장에 4선 권영세 의원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선대본부와 별개로 정책본부도 둬서 ‘선대본부-정책본부’ 이원화 체계로 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실력 있는 젊은 실무자들이 선대본부를 끌고 나가도록 하고, 청년 세대가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쇄신 선대기구에 2030 청년층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대위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후보.
핵심 측근인 권성동 의원과 윤한홍 의원 등은 선대위 직책 및 당직을 사퇴하고 2선으로 퇴진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에 대해 “공식 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 국민께서 우려하는 그런 일을 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그런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1일 선대위 운영체계를 비판하며 선대위를 사퇴한 이준석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선 “제 소관 밖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대선을 위해 역할을 잘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의 초심을 강조하며 ‘변화’의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며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선대위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하는 윤석열 후보.
윤 후보는 곧바로 지난 3일 중단했던 공개 일정을 재개하며 선거 운동의 고삐를 죄었다. 이날 오후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데 이어 저녁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찬을 함께한다. 코로나19, 부동산과 관련한 민생 해법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동시에 ‘원팀’ 기조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윤 후보 측은 기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데 3회 법정 토론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민주당의 추가 토론 제의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 꾸려진 선대본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일단 선을 긋고 자력으로 지지율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목적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골짜기에 빠져 있지만 조금 더 열심히 노력하고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조직 쇄신안에 대해 “개편의 방향성은 큰 틀에서 봤을 때 제가 주장했던 것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 상당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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