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윤 대통령,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 지켜달라” 촉구

3년 만에 수요시위 참석…유엔 고문방지위원회 회부 촉구
역사 교사들, 메타버스 수요시위 기획…아바타 100여명 참여

삼일절에 열린 수요시위에서 발언하는 이용수 할머니.
3·1절인 1일(한국시간)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주최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천585차 수요시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됐으니 ‘해주시겠구나’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너무 바쁘시더라”며 “일이 많아 못하셨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꼭 해주십시오’ 말하기 위해 큰맘 먹고 왔다”고 했다.

아울러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한 “32년 동안 (배상, 사죄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이 너무나 악랄하다”며 “일본은 한국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던데, 자기들이 내놓아야지 왜 우리가 내놓는가. 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도 “한국 정부는 전범 기업의 사죄와 배상이 빠진 안을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내미는 등 굴욕적인 자세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수요 시위 현장 참석은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정의연 후원금 사용 내역 등을 공개한 뒤로 현장에 나오는 대신 응원 편지를 보내는 등 간접적으로 수요시위에 참여해왔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의 단체가 반 수요시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형 일장기 등을 흔들고 확성기로 ‘정의연 해체’ 구호를 외쳤다.
메타버스와 이용수 할머니가 함께 한 수요시위.
이날 수요시위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메타버스 수요시위는 경기 화성 창의고등학교 이종관(43) 교사를 비롯해 서울, 경기, 전남 등 전국 각지의 역사 교사들이 기획했다.

옛 주한 일본대사관과 평화의 소녀상 일대를 고스란히 옮겨둔 가상 공간에서는 각자 개성에 맞게 꾸민 아바타 100여명이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이 할머니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채팅창에는 ‘할머니 힘내세요’, ‘일본은 역사를 인정하라’, ‘즉각 사죄하라’ 등의 말풍선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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