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시진핑 예상시간 넘긴 90분간 정상회담…한중 협력 확대와 서해 평화 공감대

국빈 방중 계기 문화·경제·안보 전반 논의
14건 MOU 체결·석사자상 기증으로 신뢰 강화
김혜경·펑리위안 차담, 문화교류 재개 기대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국빈만찬으로 이어지는 국빈 방중 공식 일정을 함께하며 한중 관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당초 예정 시간을 30분 이상 넘겨 약 90분간 이어졌고, 양 정상은 한중 관계를 둘러싼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문화·콘텐츠 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측이 수용 가능한 영역부터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한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에 어민 계도와 단속 강화를 요청했으며, 관련 소통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한중 정상회담 모습. 사진=청와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양 정상은 이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주요 MOU에는 한중 상무장관 회의 정례화를 위한 상무 협력 대화 신설, 산업단지 간 투자 활성화와 산업·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산업단지 협력 강화, 중소기업 협력을 벤처·스타트업 분야로 확대한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 협력, 환경 및 기후변화 협력, 저출산·고령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아동 권리보장 및 복지 증진 협력, 자연산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위생 협력, 식품안전 협력, 지식재산 보호 강화를 위한 심화 협력과 국경에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협력 등도 체결됐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국 정부 부처 및 기관 간 총 14건의 MOU와 함께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에 대한 서명식이 진행됐다. 이번 협약들은 경제, 산업, 환경, 디지털, 사회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제도화하고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아울러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에 기증하기로 한 청대 석사자상 한 쌍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0년대 일본에서 구입해 보존해 온 중국 유물이다. 중국 유물은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간송 선생의 뜻에 따라 간송미술관이 2016년부터 기증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중국 국가문물국 간 기증 협약이 성사됐다. 석사자상은 중국에서 액운을 막고 재부를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 조형물로, 겨울철을 피해 오는 4~5월경 중국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MOU 협약식 이후 석사자상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유물임을 다시 확인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 대화를 나눴다. 이번 기증이 한중 양 국민 간 우호 정서를 증진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혜경 여사가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차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편,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국빈 방중 중인 김혜경 여사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별도의 차담을 가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APEC 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의 국빈 방한 당시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며 중국 측의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이에 펑리위안 여사는 당시 안부를 전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하며, 이번 국빈 방중을 계기로 직접 만날 수 있어 반갑다고 화답했다.

차담에서는 양국 간 문화적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김혜경 여사가 2014년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한 당시 펑리위안 여사가 보여준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다고 언급하자, 펑리위안 여사는 “된장찌개를 좋아한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펑 여사는 또한 시 주석이 방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한 황남빵을 맛보았다고 전했고, 김 여사는 그 일화가 알려진 이후 한동안 황남빵 가게에 손님이 몰렸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서도 친밀감을 나눴다. 펑리위안 여사는 김혜경 여사가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악을 전공한 음악인으로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고, 김 여사는 주변에서 합동 공연을 제안받은 적도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또 펑리위안 여사가 2006년 서울에서 열린 한중가요제에서 ‘눈 속에 맞는 봄’을 불렀던 기억을 언급하며, 노랫말처럼 한중 관계도 새로운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 이후 중단된 한중가요제와 같은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이에 펑리위안 여사는 좋은 제안이라며, 이웃 국가인 만큼 활발한 왕래와 교류가 중요하다고 공감을 표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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