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교 사회 교과서 대부분에 ‘독도는 일본땅’ 주장 담겨

지리·공공 18종 모두에 독도 영유권 명시…한국정부 "강력 항의"


교과서 통한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한일관계 '걸림돌' 가능성


역사교과서 위안부 기술 축소…12종 중 강제동원 인정 절반 이하

30일(현지시간)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사진 연합뉴스]

내년부터 일본 고등학교 1학년생이 사용하게 될 사회 교과서 대부분에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리게 됐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30(현지시간) 열린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에서 주로 고교 1학년생이 내년부터 사용하는 296종의 교과서가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이중 역사총합(종합)(12), 지리총합(6), 공공(12) 3개 사회과목 교과서 총 30종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에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겼다.

지리총합과 공공 교과서 18종에는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다혹은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라는 표현이 반영됐다. 역사총합 12종은 대체로 독도가 일본 영토에 편입되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으며, 일부 역사교과서가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기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고교 1학년용 사회과 교과서에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독도 전경 [사진 외교부 제공]

5년 전인 2016년 검정을 통과해 이듬해부터 사용된 고교 1학년용 4개 사회과목, 35종의 교과서 가운데 27(77.1%)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등의 일본 영유권 주장이 포함된 바 있다.

이후 일본 정부는 2022년부터 개편되는 지리총합 등 일부 고교 사회과목에서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내용을 가르치도록 하는 학습지도요령을 2018 3 30일 고시했다.

일본사와 세계사를 통합한 새로운 필수과목인 역사총합에선 독도의 일본 영토 편입을 다루도록 했다. 공공에선 일본 고유 영토인 독도 등과 관련한 문제를 평화적 수단에 따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가르치게 했다.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서 제작에 반드시 반영해야 하므로, 고교 사회과목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교육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한 셈이다.

같은 해 7월 발표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선 지리총합의 경우 독도가 일본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점, 역사총합의 경우 일본이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영토로 편입한 경위를 언급하도록 했다.

앞서 문부과학성은 2014년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명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교과서 내용을 학습지도요령과 그 해설서, 교과서 검정 등 3단계로 통제한다. 학습지도요령은 다른 두 단계의 기준이 되는 최상위 원칙이다.

일본이 일방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교과서에 싣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일제 강점기 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 역사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후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에 관한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일본 정부가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지 않은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켰다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외교부 청사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역사총합에서 다뤄졌다. 대체로 기술이 축소됐고, 관련 내용이 없어진 교과서도 있었다. 위안부 동원의강제성을 기술한 교과서는 전체 12종 중 절반 이하였다.

한국의 시민단체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이날 일본 교과서 관련 성명서를 통해 역사총합 교과서에 대해 “20세기 서양제국주의 침략의 역사에 기대어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범죄를 희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한일본의 한국 강제병합을 다루는 항목에서 제목을일본의 아시아 진출로 표기해, 식민지 침략과 그에 따른 식민지배의 부당성과 인권범죄에 대한 생각을 희석하고 있다일본 정부에 한국의 역사 인식을 좀 더 귀담아 들어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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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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