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다저스 ‘역사적 라이벌전’, 체크스윙 오심으로 얼룩

9회말 2사 1루에서 배트를 멈췄으나 삼진 아웃 판정을 받은 플로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벌인 ‘세기의 라이벌전’이 오심 논란으로 얼룩졌다.

자이언츠는 14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다저스에 1-2로 패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난 두 명문 구단은 4차전까지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섰고, 마지막 5차전도 1점 차로 승부가 갈렸다.

최후의 승자는 다저스가 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논란의 장면은 9회말에 나왔다. 다저스는 승리를 굳히기 위해 에이스 맥스 셔저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셔저는 9회말 2사 1루에서 샌프란시스코 7번 타자 윌머 플로레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주 무기 슬라이더를 던졌고, 플로레스는 배트를 내려다가 멈췄다.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가 스윙 여부를 묻자 1루심 게이브 모랄레스는 지체 없이 스윙을 선언했다.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보면 모랄레스의 배트 헤드는 돌지 않았다. 1루심이 체크 스윙 오심을 저질렀지만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서 판정을 되돌릴 길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렸던 샌프란시스코의 화려했던 시즌은 충격적인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두고두고 분노할 장면이 하필이면 최대 라이벌인 다저스와의 역사적인 라이벌 매치에서 나왔다.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후 “이런 식으로 경기가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플로레스가 그 타석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경기가 그런 식으로 끝났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들 뿐”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심판 오심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캐플러 감독은 “지금 당장 그 판정에 대해 화낼 필요는 없다. 그저 마지막이 실망스러웠다는 얘기”라며 “우리가 오늘 이기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 판정은 그저 경기의 마지막이었을 뿐”이라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캐플러 감독은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와 5차전까지 치열하게 싸운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캐플러 감독은 “우리 팀 구성원이 한 시즌 동안 보여준 이타심, 서로에 대한 신뢰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다”며 “선수와 코치로 있었던 그 어떤 시즌보다 더 좋았다. 우리는 올 시즌 성공을 바탕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심의 당사자인 모랄레스 1루심은 “체크 스윙은 가장 어려운 판정 가운데 하나다. 내가 실시간으로 판정을 내릴 때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 순간 스윙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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