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 이정후 3안타 활약 속 로키스에 ‘스윕승’…81승 81패 승률 5할로 시즌 마감

이정후, 시즌 최종전서 멀티히트와 쐐기 적시타
아다메스 30호 홈런·웹 NL 탈삼진 1위 ‘등극’
멜빈 감독 자신의 거취 질문에 "내년 보장 못받아"

2회 첫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진루한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4-0으로 꺾으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자이언츠는 로키스에 스윕승을 거두며 시즌 최종 성적 81승 81패 승률 5할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다저스와 파드리스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3게임 차이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마지막 날 오라클 파크는 선수들의 개인 기록과 이별이 교차하는 무대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이정후였다.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회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경기의 포문을 열었고, 7회에는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8회 2사 1,2루에서 찾아왔다. 이정후는 콜로라도 불펜을 상대로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날리며 자이언츠의 승리를 굳혔다. 이정후의 시즌 12번째 3안타 이상 경기.
2회 두 번째 타자로 나와 좌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치고 있는 이정후.
이 활약으로 이정후는 시즌을 타율 0.266, 149안타, 8홈런, 55타점, 10도루로 마쳤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팀 내 타율 1위를 기록했으며, 12개의 3루타로 리그 전체 3위에 오르며 사실상 루키 시즌인 올해에도 팀의 핵심 선수임을 증명했다.

경기 초반부터 자이언츠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연출했다. 1회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는 초구를 때려 중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30호 홈런으로, 자이언츠 타자가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4년 배리 본즈(45 홈런)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8회 2사 2, 3루 상황에서 내야를 뚫고 우익수 앞으로 뻗어나가는 안티를 치고 1루로 달리고 있는 이정후. 이 안타로 맥크레이와 데버스가 득점에 성공했다.
자이언츠에서 배리 본즈 이후 21년 만에 30개 이상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된 윌리 아다메스.
시즌 30호 홈런을 친 윌리 아다메스.
이정후의 안타에 홈을 밟은 라파엘 데버스. 데버스는 이날 경기 출장으로 시즌 163경기에 나서며17년 만에 한 시즌 최다경기 기록을 세웠다.
이어 4회에는 라파엘 데버스가 중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시즌 35호 홈런을 장식했다.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두 팀에서 활약한 데버스는 이날 출전으로 시즌 163경기를 소화했다. MLB.com은 데버스가 2008년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이었던 저스틴 모노 이후 17년 만에 한 시즌 163경기를 소화하며 최다경기 출전이라는 독특한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선발 로건 웹 역시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웹은 5.1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5승을 거뒀다. 올 시즌 총 224탈삼진과 207이닝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1944년 당시 뉴욕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투수 빌 보이젤 이후 처음으로 자이언츠 투수가 내셔널리그에서 최다 이닝 투구와 최다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자이언츠 선발 투수 로건 웹이 역투하고 있다.
5.1 이닝 무실점 호투하고 교체되는 로건 웹에게 홈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편, 오랜 기간 자이언츠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윌머 플로레스는 이날 경기에서 특별한 순간을 맞았다. 3회초 수비 상황에서 교체되며 평생 사용해온 시트콤 ‘프렌즈’ 테마송이 울려 퍼졌고,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마지막을 기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플로레스는 라파엘 데버스 영입과 신예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콜업되며 내년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은 선수들의 활약과 시즌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플로레스의 교체 장면을 두고 “플로레스는 어디에 있든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따르는 선수다. 클럽하우스에서 그의 존재감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오늘 그가 미소를 짓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또한 로건 웹의 활약에 대해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건 이제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지만, 탈삼진 타이틀을 따낸 건 차원이 다른 성취다. 매년 더 나아지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치는 선수”라며 극찬했다.
3회초 교체되는 윌머 플로레스가 홈팬들의 기립박수에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멜빈은 “내년에도 내가 이 팀을 이끌 것이라는 보장은 받지 못했다. 내일 구단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라며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이어 멜빈은 마지막 4연승에 대해 “81승 81패라는 성적보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며 좋은 기분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수비와 디테일에서 개선된 부분을 확인했고, 이런 작은 성과들이 내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 내내 기복이 심했다. 긴 연패로 무너졌다가 다시 반등해 가을야구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마무리는 아쉬웠다. 멜빈은 “우리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연패가 길어지며 기회를 잃었다. 그럼에도 팀이 무너진 뒤 다시 일어나 끝까지 경쟁했다는 점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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