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관리’했다던 박진 아들, 엔서스그룹 설립자·이사도 맡아…“자금세탁모니터 담당자로 근무” 의혹도

캐나다 법인등기자료로 확인…"회사영업 관여 안해" 해명과도 배치

20일(한국시간) 종로구 한 건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는 박진 후보자가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과거 근무했던 캐나다 소재 회사에서 설립자와 이사 등 주요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이 회사의 영업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박 후보자 해명과 배치될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정부가 공개하는 법인 공시자료에서 박 후보자 아들이 근무했던 엔서스그룹(NSUS GROUP INC)의 법인 설립 인가 등 관련 자료를 조회했다. 엔서스그룹이 2018년 8월 30일자로 받은 설립 인가에는 설립자 4명이 기재됐는데 그중 한 명의 이름이 박 후보자 아들 박씨와 같다. 법인 이사회도 박씨를 포함한 이들 4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박 후보자는 아들의 엔서스그룹 근무 당시 직무에 대해 “기술자로서 엔서스그룹 내부의 회사 전산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었을 뿐 회사의 직접적인 영업이나 사업 영역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회사 간 지배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법인 설립자나 이사는 회사의 내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박 후보자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박씨는 이사를 오래 맡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엔서스그룹은 2018년 11월 12일 캐나다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박씨가 2018년 8월 30일부로 더는 이사가 아니라고 적시했다. 그 이후에 제출한 자료 및 가장 최근인 지난 19일자 보고서에서도 박씨는 이사 명단에 없다.

박진 후보자의 장남이 근무했다던 엔서스그룹은 온라인 도박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서스그룹은 홈페이지 등에서 사업 영역을 온라인게임 전문 투자·컨설팅·마케팅으로 소개했으며, GG포커 등 온라인 포커사업 출시에 주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GG포커는 국가·지역별로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해당 도박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았다고 소개하고 있어 온라인 도박이 법적으로 허용된 국가에서만 게임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접속하면 지금 접속한 국가에서는 실제 돈이 오가는 도박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창이 뜬다.

앞서 박 후보자는 “엔서스그룹은 캐나다 소재 합법적 기업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하는 불법회사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TV조선은 19일 단독 보도를 통해 박진 장남이 ‘OK컨설팅’이라는 회사에서 ‘자금세탁모니터’ 업무를 맡는 MLRO(Money Laundering Reporting Officer)라고 비즈니스 전문 SNS에 경력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TV 조선은 “‘OK컨설팅’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네덜란드령 퀴라소에 등록된 자본금 600만원 회사로, 박씨가 2018년말부터 최근까지 임원으로 근무한. NSUS사의 또다른 직원이 설립자”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진 후보자 측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20일 전했다.


Bay News Lab / 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