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페덱스 창고에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이 정신 문제로 총기를 압수당했는데도 몇 달 뒤 합법적으로 더 위험한 총기를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규제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경찰은 총격범 브랜던 홀(19)의 모친이 지난해 3월 아들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샷건을 한 정 압수했다. 당시 모친의 신고로 홀은 인디애나폴리스 경찰에 일시 구금되기도 했다. 그러나 홀은 같은 해 7월과 9월 반자동 공격용 소총 2정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고 랜들 테일러 인디애나폴리스 경찰국장이 전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는 자신 또는 주변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소위 ‘적기법‘(Red Flag Law)을 적용받지 않은 결과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인디애나주 적기법에 따라 주 사법당국은 누군가의 총기를 압수하면 2주 내로 법원에 해당 인물의 총기 소유를 일정 기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홀이 샷건을 압수당한 지 반년도 안돼 다른 총기 2정을 더 살 수 있었던 것은 판사가 그를 적기법이 규정하는 위험인물이라고 판단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검찰이 아예 법원에 총기 소유 제한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리언카운티 검찰청은 적기법에 따라 홀의 사건을 법원에 제기했느냐는 NYT의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신문은 온라인 법원 기록을 분석한 결과 홀의 이름으로 된 적기법 사건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테일러 경찰국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홀의 샷건을 1년 넘게 압수 중이라고 전하면서 “그는 샷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무기를 합법적으로 샀다“며 안타까워했다.
적기법은 2018년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이후 전국적으로 도입 목소리가 높아진 대표적인 총기 규제법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잇달아 발생한 총격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각 주가 적기법을 쉽게 제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적기법을 도입한 주는 아직 10여개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인디애나주는 적기법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그 효력이 1년에 불과하다는 맹점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검찰이 1년 뒤에 해당 인물이 위험하다는 점을 다시 입증하지 못하면 총기 소유 제한이 풀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