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장관, 유네스코 사무총장 면담…일본 사도광산 등재 강한 우려 전달

"아줄레 사무총장, 한국 정부의 우려 잘 알고 있다고 밝혀"

정의용(왼쪽) 한국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40여분간 면담을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유네스코에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사도광산에 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프랑스 외교부가 주최하는 ‘인도·태평양 협력에 관한 장관회의’ 참석차 파리를 찾은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유네스코 본부에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40여분간 면담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이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데 강한 우려를 전달하고 2015년 ‘일본 근대 산업시설’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아줄레 사무총장은 사도 광산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일본 근대산업시설’ 후속 조치 이행문제에도 계속 관심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하시마(일명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 관련 후속 조치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에 올리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의용(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 대신 주먹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2천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강제 동원돼 노역한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면서 강제노역이 있었던 태평양전쟁(1941〜1945년) 기간을 대상 기간에서 제외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다음 달 1일까지 일본이 제출한 서류가 요구하는 형식을 갖췄는지를 검토하고, 유네스코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로 넘긴다. 건축가, 역사학자, 고고학자, 미술사학자, 지리학자, 인류학자,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코모스는 올해 4월 본격적인 서류 심사에 들어가고, 하반기에는 현장으로 실사를 간다.

이코모스 전문가들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네 가지로 등재 권고 평가를 받으면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등재 결정을 받는다. 세계유산센터는 이코모스의 결론을 내년 5월〜6월 초 일본 정부에 통보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편, 정 장관은 이날 아줄레 총장에게 유네스코와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며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이라크 모술 재건 사업’에 한국 정부가 앞으로 3년간 약 550만달러(약 66억원)를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DMZ)의 남북공동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네스코 사무국이 보여준 관심과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남북 협력과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유네스코의 든든한 파트너인 한국과 교육, 과학,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함께 하기를 희망하며, 유네스코 차원에서 남북한 협력 증진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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